애플페이 도입 확대 조짐···사용처 영세, 수익성 '글쎄'
신한·KB국민카드 애플페이 도입설 수수료율 높고 단말기 보급도 저조 영세 가맹점 결제 비중 높아 '역마진'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지 만 2년 만에 신한카드를 비롯한 대형 카드사의 시장 진입설이 불거지고 있다. 반면 중·소형 카드사는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수수료 이익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과 결제 지원 기기의 낮은 보급률 등을 고려해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애플페이와 연동을 통한 결제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현업부서에 물어보니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이는 애플페이 측이 '비밀 유지 조항'을 내걸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 역시 도입 당시 관련된 언급을 극도로 꺼렸던 바 있다.
지난해에는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도입 가능성이 관측되기도 했다. 애플페이 도입에 필요한 인력을 확충한다는 공고를 잠시 노출하면서다.
애플페이는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토큰을 애플 기기에 탑재된 보안 칩셋에 저장하고 생체 인증으로 해당 토큰을 불러와 비접촉하는 방식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현대카드만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지원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해 약 2년간 국내 애플페이 사용자 수요를 독점해 왔다.
여타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은 높은 결제 수수료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의 애플페이 결제 1건당 카드사는 결제금액의 0.15%를 애플페이 측에 수수료 명목으로 납부하게 된다. 애플페이와 마찬가지로 비접촉 결제를 지원하는 삼성페이는 카드사로부터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애플페이가 채택하고 있는 무선근거리통신(NFC) 방식 결제 단말기가 아직은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는 점도 도입 결정의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NFC 단말기의 가맹점 보급률은 10% 수준에 그쳤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와 달리 일반 신용카드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MST 방식 결제도 지원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소액 결제 위주 영세 가맹점에서 주로 사용된다는 점도 다른 카드사의 도입을 주저하게 한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대카드의 경우 애플페이가 주로 사용되는 곳은 편의점 같은 매장"이라며 "소액 결제 위주인 매장은 영세가맹점일 확률이 높다 보니 카드사 입장에서는 역마진이 난다"고 설명했다.
연간매출액이 10억원 이하인 가맹점은 신용카드 결제에 대해 0.50~1.00%대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이마저도 오는 2월 15일부터는 0.05%포인트씩 인하될 예정이다.
이어 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 등 대형 카드사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애플페이 도입을) 시도해 보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