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 추격자와 손잡다" 동반 성장 모색하는 인터넷·지방은행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첫 추월 성장 가속 토스뱅크·광주은행 '함께대출' 성과 눈길
인터넷은행의 급성장이 지방은행의 입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금융권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경쟁을 넘어 협력을 통한 상생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가계대출 규모는 69조5098억원으로,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과 iM뱅크의 가계대출 총액(69조4466억원)을 632억원 차로 넘어섰다.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지방은행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대출 시장에서 앞서가는 인터넷은행들은 작년 상반기 실적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 3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2314억원의 순이익으로 지방은행 1위인 부산은행(2514억원)을 추격했다. 케이뱅크 토스뱅크도 각각 854억원, 24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의 금리 경쟁력과 비이자이익 증대 등이 성과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의 확장이 빨라지면서 은행 간 경쟁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선보인 ‘함께대출’은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함께대출'은 출시 후 62일 만에 대출 잔액이 150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협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평균 금리는 5.88%로 두 은행의 자체 신용대출보다 1.13%포인트 낮은 금리를 제공했다. 평균 대출 한도는 3010만원으로 기존 신용대출 평균 실행액보다 1.55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는 디지털 금융의 강점과 지역 밀착형 금융의 장점을 결합한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iM뱅크와 지난해 전략적 사업 제휴를 맺고 두 회사만의 대출 비교 서비스 제휴 모델을 구축했다. 이에 고객은 복잡한 절차 없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바로 iM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택하고 심사 신청과 결과 확인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이 협력하면 단순 경쟁을 넘어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협력 사례를 확산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더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