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저속 노화 식단 열풍 속, 건강한 노화 돕는 ‘이 식품’ 인기
편의점 저당·저칼로리·제로슈거 매출 증가 저속노화 식단 편의점 간편식 출시 잡곡·곤약 즉석밥, 통밀또띠아 등 판매량↑ 호빵·초코파이·요거트 등 제로 디저트 확대
최근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속 노화 식단'이 20~30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식단에 맞춰 액상과당, 정제 곡물, 흰쌀밥 등 고당도 식품을 피하는 트렌드가 지속되자 식품업계는 다양한 건강 지향적인 제품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웰니스 트렌드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저속 노화 식단은 혈당지수가 낮은 잡곡밥, 신선한 채소, 단백질 등이 포함된 음식으로 신체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식품업계에선 저속 노화 관련 식품 판매량이 늘고, 곤약밥, 저당 호빵, 제로 요거트 등의 제품을 출시하며 관련 상품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편의점 GS25의 최근 3년간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저당, 저칼로리, 제로슈거 제품군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2022년 93.3%, 2023년 126.3%, 2024년 8월 기준 77.9%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저속노화’ 건강 열풍을 이끄는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와 협업해 저속노화 식단에 충실한 건강식 5종을 출시했다. ‘닭가슴살 스테이크 도시락’, ‘더커진 닭가슴살 잡곡밥 삼각김밥’, ‘닭가슴살 잡곡 샌드위치’, ‘렌틸콩 유부초밥&에그 샐러드’ 등이 있다. 영양성분이 풍부한 렌틸콩, 귀리, 현미 등 대사질환과 성인병 예방에 좋은 잡곡을 활용했고, 여기에 닭가슴살과 각종 야채를 주재료로 사용해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처음 개발에 나서 콘셉트 구상부터 상품화 단계까지 4개월의 시간을 거쳐 탄생했다. 세븐일레븐은 정희원 교수의 컨설팅 아래 30회가량의 샘플 테스트를 진행하고, 나트륨 함량의 경우 일반 상품 대비 최대 50%까지 줄였다.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 잡곡밥’ 제품은 저속노화 식단 트렌드 확산에 지난 2023년에만 1억 개를 판매했다. 지난해 3월 곤약을 포함해 다양한 통곡물을 최적의 비율로 배합한 '병아리콩 퀴노아 곤약밥·렌틸콩퀴노아 곤약밥'을 출시하고, 서리태흑미밥부터 햇반 라이스플랜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한 햇반 렌틸콩현미밥+, 햇반 파로통곡물밥+ 등 잡곡밥과 곤약밥 상품군을 확대했다.
풀무원이 선보이는 ‘우유 또띠아’, ‘통밀 또띠아’, ‘순두부 또띠아’, ‘시금치 또띠아’ 등 4종은 지난해 1~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10% 늘어났으며, 이중 인기 제품인 ‘통밀 또띠아’ 제품의 매출 증가율은 약 250%에 달했다. 또띠아는 밀가루, 백미, 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에게는 간편하고 맛있게 영양 밸런스를 챙길 수 있는 식재료로 인기가 높아졌다.
저당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기존에 탄산음료, 주류에 한정됐던 ‘제로’ 식품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SPC삼립은 당 함량을 0.9g(호빵 1개 기준)으로 일반 제품 대비 90% 이상 줄인 ‘저당 단팥호빵’을 출시했다. 단팥의 깊고 진한 달콤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당분을 확 줄여 부담 없이 호빵을 즐길 수 있다. 삼립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저당 라인업 확대를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무설탕·무당류 초코파이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0월 제로초코파이를 출시한 지 50일 만에 600만 봉 판매를 돌파했다. 초코파이의 상징인 마시멜로는 일반적으로 설탕을 주재료로 하는데, 2년여 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도 마시멜로의 맛과 식감, 초콜릿의 풍미를 모두 풍부하게 구현해 냈다. 열량도 한 봉에 110㎉로, 기존 제품에 비해 약 63% 수준으로 낮췄다. 롯데웰푸드는 제로초코파이의 흥행에 힘입어 제로(ZERO) 브랜드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헬스&웰니스 카테고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만큼, 무설탕 디저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로 브랜드는 올해 약 5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빙그레도 당 성분이 제로인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유산균 음료 신제품 2종 ‘쥬시쿨 제로(자두, 파인애플)’를 출시했다. 쥬시쿨의 상큼한 맛은 그대로 살리되, 당 함량이 0g인 제로 슈거 제품으로 100㎖당 3.6㎉의 저칼로리 제품이다. 또 당 성분이 제로인 꺾어 먹는(플립형) 요구르트 신제품 ‘요플레 제로 초코링’을 출시했다. 빙그레만의 최적 배합 기술과 고유의 발효 숙성 공정을 통해 완성한 제로 슈거 제품으로, 요구르트뿐만 아니라 토핑으로 들어 있는 초코링도 당류가 0g이다.
이처럼 헬시플레저(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 트렌드는 코로나19 이후 계속 확대해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규제당국은 제로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설탕 대신 감미료를 사용한 제품들이 '제로슈거', '무당', '무가당' 등의 문구를 강조하며 출시되고 있지만, 이는 소비자들이 제품이 건강에 좋다고 오해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1월 1일부터, 당류 대신 감미료를 사용한 제품에 '제로슈거', '무당', '무가당' 등의 표시를 할 때, 반드시 '감미료 함유'와 열량 정보를 함께 기재하도록 의무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저속 노화 트렌드에 기반해 식단을 통한 혈당 다이어트를 실천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저칼로리 식음료 소비문화가 Z세대를 중심으로 자리 잡은 만큼 관련 제품이 더욱 폭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