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리스크' 벌써 시작 LG엔솔, 13분기 만의 '적자의 늪'
지난해 4분기 매출 감소·영업손실 전환 트럼프 변수에 GM 재고 조정 이어질 듯 김동명 사장, 위기 탈출 위한 혁신 주문
미국발 불확실성이 LG에너지솔루션 실적에 영향을 미치며 경영과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4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감소와 영업 적자가 확인되면서다.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구형 원재료(양극재 등)에 대한 연말 재고조정과 폐기를 진행하며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가 일부 지연되면서 매출 인식이 미뤄진 탓으로 보인다.
이런 4분기 잠정 실적을 반영한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연간 실적은 매출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3.4% 줄었다. 전기차·배터리 업계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이어져 지난해 대부분 부진이 이어졌다. 국내 업계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미국 보조금에 힘입어 흑자를 유지해 왔으나 4분기엔 그렇지 못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4분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미국 판매량은 7.7GW로 전년 동분기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미국 보조금은 약 3773억원으로,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규모는 약 6028억원으로 늘어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회사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 EV' 리콜 이슈로 3728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위기극복을 위해 △연구개발(R&D) 경쟁력 제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품질 경쟁 우위 확보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 등 4가지 핵심 과제를 이행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전우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여성경제신문에 "GM의 재고 조정은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판매량 추가 감소 여부, 트럼프의 IRA/AMPC 보조금 수정 변수로 1분기 매출 하락폭은 4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