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女 상근이사 5년간 0명" 지적 이후 '은행 산하'에 여성 CEO 취임
이민경 농협銀 부행장, NH카드 사장 겸직 농협, 타지주와 달리 카드사 독립 법인 無 작년 "5년간 여성 상근임원 0명" 지적받아
NH농협은행 산하 NH농협카드 신임 CEO로 이민경 사장이 취임했다. 여성이 농협카드 사장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민경 농협은행 부행장은 최근 NH농협카드에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사장은 NH농협은행에서 WM사업부장 및 금융소비자보호부문 부행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23년 12월 부행장으로 임명됐다.
농협은 여타 금융지주와 달리 카드사를 독립 법인을 보유하지 않는다. 농협카드는 농협은행의 사내분사(CIC) 형태로 운영되며 통상적으로 농협은행 부행장이 농협카드 사장을 겸직한다.
농협카드는 이용 금액 기준 국내 체크카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농협카드가 분사할 경우 카드업계 중위권은 어렵지 않게 수성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나 농협금융은 지난해 "분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바 있다.
한편 농협중앙회와 계열사가 최근 5년간 배출한 여성 임원은 0명이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농협중앙회가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9월 말까지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NH농협생명 △농협은행 △NH농협손해보험의 임원 총원은 매해 16~17명, 총 33명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해당 집계는 농협은행의 경우 상근임원(은행장, 상근감사위원)을, 그 외 계열사는 상근등기임원만을 대상으로 집계됐다. 정 의원은 이에 관해 "농업 분야에서 여성의 역량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에 여성 임원이 전무한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농협은행장에는 남성인 강태영 농협은행장이 취임했다. 그를 비롯해 올해 농협 계열사에 새로 취임한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재호 농협금융지주 전략기획부문 부사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박병희 농협생명 대표이사 △송춘수 농협손보 대표이사 △김장섭 NH저축은행 대표이사 △장종환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길정섭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모두 남성이다. NH투자증권 자회사 NH선물의 CEO는 여성인 이현애 전 사장에서 남성인 강필규 신임 사장으로 교체됐다.
이중 농협손보와 NH저은 인사는 기존 CEO(서국동 전 농협손보 대표, 오세윤 NH저은 대표)의 임기가 남아있었음에도 단행됐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이성희 전 회장 표 인사를 '물갈이'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