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보, 대표에 이어 삼성화재 출신 상무 영입···'디지털' 한계 넘을까

임규삼 상무 보상서비스본부장 임명 배성완虎 장기보험으로 수익성 개선 디지털보험사, 대면 선호·규제에 고전

2025-01-03     허아은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 출신 임원을 추가 영입하며 장기보험 판매를 강화하고 적자 탈출을 노린다. 

임규삼 상무 /하나손해보험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보는 올해 대표이사 산하 보상서비스본부를 신설하고 임규삼 삼성화재서비스 상무를 선임했다. 보상서비스본부는 자동차보험 및 장기보험 보상과 콜센터 등 고객 접점 부서를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임 상무는 1992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보상실무와 인사, 기획 등 업무를 담당했다. 하나손보는 임 상무에 관해 '하나손보 장기보험 밸류체인의 마지막 퍼즐인 보상서비스 역량을 고도화하는 데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하나손보는 지난해 배성완 대표를 선임하고 미니보험 위주 포트폴리오에서 장기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디지털 중심 영업에서 대면채널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배 대표 역시 삼성화재 출신으로 장기보험부문 기획팀장과 부문장을 지냈던 보험영업 전문가로 알려졌다.

장기보험은 디지털보험사의 주력 상품인 미니보험에 비해 보험료를 받는 기간이 길어 보험사의 수익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된다.

배 대표 선임 후 하나손보는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다. 2023년 3분기 368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손실은 2024년 3분기 말 25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 219.63%로 집계됐던 신계약률은 2024년 상반기 252.67%를 기록하며 33.02%포인트 늘어났다.

배 대표는 2023년 3분기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소폭 상회했던 지급여력비율(160.90%)을 지난해 3분기 178.04%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국내 보험업계가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있지만 하나손보를 비롯한 디지털보험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주요 디지털보험사 5곳(하나손보·캐롯·카카오페이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5개사의 누적 순손실액은 818억원에 달한다.

디지털보험사는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해외여행자보험, 골프보험 등 소액, 단기 미니보험을 출시하면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보험 소비자는 아직도 대면 가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단기적인 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생·손보 계약의 99.4%·93.8%가 대면으로 이뤄졌다.

관련 법규 상 통신판매전문보험사는 대면 판매를 통한 보험 건수와 수입 보험료가 전체의 10%를 넘을 수 없다는 점도 디지털보험사의 약점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건강보험이나 사망보험 등 소비자들이 꼭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보험은 설계사를 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규제를 풀어주면) 좋긴 하겠지만 디지털보험사가 정체성을 잃게 되니 (다른 보험사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