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준 더봄] 칫솔질만으론 안 된다?···치아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 6월 9일은 '치아의 날' 칫솔질은 올바른 방법으로 치실도 꼭 함께 사용해야 치과 정기 검진도 필수

2025-01-03     전승준 (소아치과)치과의사

2025년도가 밝았습니다. 이렇게 새해를 시작할 때 달력을 훑어보면 많은 기념일이 보입니다. 그중에서 밸런타인데이, 빼빼로데이 같은 날들은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뭔가 이벤트를 만들면서 즐기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 여러 기념일 중에 ‘구강보건의 날’이 있다는 것을 아시는 분은 매우 드뭅니다. 유래를 보자면, 1946년 조선치과의사회(현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인 6세의 ‘6’과 어금니(臼齒, 구치)의 ‘구(臼)’와 발음이 같은 숫자 ‘9’를 합하여 적어도 이날만큼은 구강건강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자는 취지에서 6월 9일을 ‘구강보건의 날’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치과계에서는 이날에 협회와 대학의 주최로 자체 행사와 대국민 구강 계몽행사를 벌여왔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질병 중에서 병원 외래에 많이 방문하는 병에 치주질환이 3번째, 치아우식증이 8번째라고 하니 매우 많은 국민이 구강 내의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다가 보건복지부에서 해마다 증가하는 국민 구강질환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예방을 실천하는 분위기를 확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5년에 정식으로 법정기념일로 정했습니다. 그 이후로 보건복지부는 이날 기념식과 대국민 홍보 캠페인 등 행사를 개최하고 치과의사협회 등 구강보건 분야 기관과 단체가 협력해 구강건강 상담과 무료 검진, 올바른 이 닦기 교육 등 예방과 관리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당일뿐만 아니라 구강보건의 날이 있는 6월 한 달 동안 전국 지자체와 지역 의료기관, 교육기관 등이 협력해 치아 건강을 위한 홍보활동도 합니다. 아직은 이날이 역사가 짧다 보니 아는 분들이 적습니다. 쉬운 의미로 ‘치아의 날’로 기억해 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기념일 날에 교육되는 치과 상식을 간단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구강은 음식물의 섭취에 있어서 소화 작용의 첫 시작을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그만큼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평소 특별히 불편하지 않으면 관심 밖으로 밀리기 마련인 것도 사실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질병 중에서 병원 외래에 많이 방문하는 병에 치주질환이 3번째, 치아우식증이 8번째라고 하니 매우 많은 국민들이 구강 내의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치주질환’은 옛날에는 풍치라고 불리던 증상인데 잇몸에만 국한된 경증인 치은염과, 이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여 염증이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번지는 치주염을 포함합니다. 결국 더 심해지면 다수의 치아를 한꺼번에 잃게 되는 질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치아우식증‘은 보통 충치라고 부르는데, 입안에 사는 균(Streptococcus Mutans)에 의해 치아가 패여서 구멍이 생기게 됩니다. 더 심해지면 세균이 치아 속의 혈액까지 침투해 감염 증상을 일으켜 아주 심한 치통을 유발합니다. 우리나라 만 12세 아동 중 약 60% 정도는 충치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1인당 충치 수는 2.1개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덴마크 0.8개, 독일 0.7개, 영국 1.5개, 미국 1.8개 등으로 선진국 평균에 비해 아주 높은 발병 수치입니다.

모든 병의 관리원칙과 마찬가지로 위의 대표적인 구강질환도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치아에 지속해서 형성되는 플라크(plaque)라는 세균막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치주와 치아를 위해서는 칫솔과 치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이 세균막이 남아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이것은 각 개인의 매일의 루틴의 노력과 정기적인 치과 방문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칫솔질만으로는 치아가 서로 맞닿아 있는 부위는 닦이지 않으므로 치실을 꼭 함께 사용해야 한다. 치아와 치아 사이의 치태는 이 치실을 이용해야만 제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칫솔, 치실 제대로 사용하기

칫솔질할 때는 무조건 자주, 센 힘으로 하기보다는 올바른 방법으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강하게 문지르다 보면 치아 표면이 닳아나가면서 온도 자극에 의해 시린 증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치아의 모든 면을 빠뜨리지 않고 닦는다는 개념이 가장 중요합니다. 순서를 정해놓고 이동하면서 닦는 것이 구석구석 꼼꼼하게 닦을 수 있는 비결입니다.

그리고 칫솔모 끝을 치아와 잇몸 사이, 치아와 치아 사이에 살짝 걸치듯이 위치시킨 후 진동을 주듯이 움직이면 치아 표면의 마모를 줄이면서도 플라크가 효과적으로 제거됩니다. 그런데 칫솔을 너무 오래 사용해서 끝이 둥글게 휘어있다면 잘 닦이지 않습니다. 칫솔의 수명은 칫솔질하는 방법이나 세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아끼지 말고 평균 2∼3개월 주기로 교체하는 게 좋습니다.

칫솔질만으로는 치아가 서로 맞닿아 있는 부위는 닦이지 않으므로 치실을 꼭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치아와 치아 사이의 치태는 이 치실을 이용해야만 제거가 될 수 있습니다. 치실 사용은 그냥 칫솔로 양치만 하는 것에 비해 40% 이상의 충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말아서 사용하는 것과 고리형으로 되어있는 것 구별할 필요 없이 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과 검진 정기적으로 받기

아무리 열심히 칫솔질한다고 하더라도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부위는 수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조금씩의 플라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단단한 치석이 되어 구강 내 질병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영·유아, 청소년 시기에는 주로 빨리 진행되는 치아우식증이 잘 생기므로 이의 예방을 위해 3개월마다 검진을, 성인은 그에 비해 만성적인 치주질환이 많으므로 6개월 간격의 치과 검진을 추천해 드립니다.

치아우식증 예방을 위해서는 불소 등의 처치를, 제거할 정도의 치석이 생긴 경우에는 치석 제거술(스케일링)을 해드립니다. (정기검진 때마다 모두가 꼭 스케일링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치과에서는 각 개인의 구강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칫솔, 치실 사용 방법에 대하여 알려 드릴 수 있으니 꼭 방문하고, 요청하셔서 얻어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