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혼란 속 터진 비극 '무안공항 참사'···국정 마비 장기화 조짐
제주항공 7C2216편, 착륙 중 폭발 최악의 참사 181명 대부분 사망 대통령, 총리, 부총리 3역 최상목 국정 정상화 사실상 불가능 상황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폭발하는 사고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에 따른 정치적 격변과 혼란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한 비극이라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29일 한국공항공사와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0분 방콕에서 출발해 오전 8시 30분쯤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에 따른 동체 착륙에 실패하며 탑승객 181명 중 85명이 사망했고 나머지 94명은 실종 상태다. 구조된 2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 3분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는 동체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를 넘어 공항 내 담벼락을 들이받으며 폭발했다. 그 결과 여객기 동체는 꼬리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파손됐으며 탑승객 일부는 충격으로 동체 밖으로 튕겨 나가 시신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로 전해진다.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에는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객 가운데 173명은 한국인, 2명은 태국인이다. 전체 탑승자 가운데 승무원 2명만 구조돼 목포 지역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소방 당국은 여객기 꼬리 부근부터 구조 작업을 진행해 현재까지 20대 남녀 승무원 2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모두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국은 나머지 실종자 대부분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고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과 유압 계통 고장으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 당국은 여객기가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하고 활주로에 착륙한 뒤 속도를 줄이지 못해 담벼락과 충돌하면서 폭발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충돌 후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CCTV와 관제탑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부 여행사가 크리스마스 여행객을 모집해 해당 여객기를 임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안공항 이용객이 대부분 광주와 전남 지역 주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피해자 다수가 해당 지역민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부재한 가운데 발생한 사고에 대해 정부는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과 협력해 사고 수습에 나섰으며 국토교통부는 세종청사에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조사관과 기술 전문가를 현장에 급파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낮 12시 55분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최 권한대행은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도 사고 수습 본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총리, 경제부총리 3역을 맡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 정상화를 최우선에 두고 있지만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국정 마비 상황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덕수 총리의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조속히 나와 한 권한대행 체제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페이스북에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헌법재판소가 한 권한대행 체제를 복원해 국정 공백과 국가 경제 피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