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함박꽃웃음을 어찌 외면하랴"···시로 답한 요양보호사의 진심
여성경제신문 제3회 해미백일장 시상식 해미 사랑상·희망상·용기상·봉사상 수상 요양보호사·가족들 한가득···"따뜻한 겨울"
# 강원 태백시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은 오늘도 요양보호사 윤혜숙 씨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아들과 며느리의 얼굴은 잊으면서도 혜숙 씨 얼굴은 반가워 현관문 앞에서 방실 웃고 계신다. 늘 먹던 약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산책하기 싫어 버럭 화를 내다가도 자기 전 따스하게 이불을 덮어 드리면 세상 행복한 표정이다.
윤혜숙 씨는 어르신의 순수한 마음에 시로 답했다. "이 함박꽃을 내 어찌 외면하랴. 내 기억의 갤러리에 오래도록 저장해 둘 참이다. 땀에 젖어 지친 몸과 마음에 고갈된 에너지를 다시금 채우는 활력소가 되리라."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둔 12월, 돌봄의 최전선에서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요양보호사를 위한 시상식이 문을 열었다. 여성경제신문과 한국주야간보호협회가 주최한 '제3회 해미백일장 시상식'이다. 여성경제신문은 10월 7일부터 12월 13일까지 전국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수기 돌봄 공모전을 진행했다. 총 11분의 요양보호사가 이곳 서울시 한국사회복지협의회관에서 뭉클한 사연으로 값진 상을 받았다.
23일 오후 2시 해미백일장 시상식에 초대된 요양보호사와 가족들, 그리고 주야간보호센터 관리자 등 관계자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해미백일장 수상자들은 특히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었다. 강원 태백, 울산 등 먼 곳에서 수상자를 축하하러 대가족이 모이기도 했다.
대상인 '해미 사랑상' 수상자는 강원 태백에서 온 윤혜숙 씨. '노노(老老) 케어'라는 제목의 치매 노인 돌봄 수기로 뭉클한 사연을 전했다. 윤씨는 이날 여성경제신문에 "해미백일장에 도전해 보라고 말해준 센터장님에게 감사하다. 나를 시인이라 칭하며 응모하기를 권했다. 센터가 빛나는 데 조금이라도 일조한 것 같아 기쁘다"라며 "사연 속 어르신께 내가 뭐라고 함박꽃웃음을 지으며 매번 반겨줘서 고맙다고도 전하고 싶다. 예쁘신 그 얼굴을 보면서 더 사랑을 베풀면서 업무하고 싶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해미 희망상' 수상자 박철종 씨는 주야간보호센터를 '노치원'으로 비유하며 어르신들과의 따뜻한 일상을 그려내기도 했다. 어린아이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사랑합니다'로 하루를 시작하는 센터, 어르신 입장이 되어보기 위해 직접 노인 체험 키트를 통해 공부하던 철종 씨. 응모를 받았던 10월, 곱게 물들어가는 노치원의 가을 풍경을 생생히 전했다.
이 외에도 같은 '해미 희망상'에 △황미순 씨 △장성자 씨, '해미 용기상'에 △김지영 씨 △윤옥 씨 △박분이 씨 △장동순 씨 △이성숙 씨, '해미 봉사상'에 △김희숙 씨 등이 수상 영예를 안았다.
선정된 요양보호사들은 일제히 꽃다발을 전하며 마음을 다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단체 사진 촬영을 마지막으로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행사장은 한참 동안 수상자와 가족들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돌봄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채워 넣었다.
이날 한국주야간보호협회 협회장상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유영주 금천희망 데이케어센터 요양보호사 △전진한 분당효 주야간보호센터 요양보호사 △이규호 분당효 주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김민지 최장수주간노인복지센터 사회복지사 △권현미 시온어르신주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박창경 엘림종합복지센터 주야간보호 요양보호사 등 총 6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