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찬성' 김예지, 소식 없는 최보윤···與 당론에 갈라진 장애인계

與 김예지 등 7명 의원 공개 찬성, 최종 12명 비례대표 탈당 요구 쏟아져···최 의원 입장 無  정석왕 "정치인 소신과 당론 사이 고민했을 것"

2024-12-17     김정수 기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에선 보건복지위를 이끄는 김예지·최보윤·서미화 의원 등 여성 장애인의 정계 진출이 주목받았다. 다만 두 차례 거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김예지, 최보윤 의원의 상반된 행보가 눈에 띈다.

1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개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조경태·안철수·김상욱·김예지·김재섭·진종오·한지아 의원 등 7명이다. 특히 지난 7일 여당 의원들이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줄줄이 퇴장한 가운데 뛰어 돌아와 찬성표를 던진 김예지 의원이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여당에서 공개 찬성한 7명 의원 외에도 최소 12명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김예지 의원은 1차 탄핵안 표결 후 BBC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우리 당이 만들어서 세운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는 안건에 대해서 표결해야 한다는 정말 무거운 마음이 하나 있었고, 당론을 어긴 것에 대한 두 번째 무거운 마음이 있었다”라고 했다.

또 투표 후 당원들에게 대응할 수 없을 만큼 안 좋은 문자와 음성메시지를 받았다면서 '나가라', '사퇴해라' 등의 메시지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며 "제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분들을 대신해 들어갔고 그냥 너무 당연한 일을 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당론을 따르지 않은 김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탈당 요구를 쏟아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탄핵 찬성’ 입장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저에 대한 제명을 위한 윤리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했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국민의힘을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지만 제명·출당 등 강제로 탈당 되면 무소속 비례대표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에 당선된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비례대표 당선증 교부식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비례대표이자 여성 장애인인 최보윤 의원은 아무 입장이 없는 상태다. 최 의원은 1차 탄핵안 표결 당시 당론을 따라 표결에 임하지 않았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등 장애인 단체는 2차 탄핵안 표결 이틀 전인 12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보윤 의원의 탄핵안 표결 참석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은 “정부를 향해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이행을 질타했던 최보윤 의원이 지난 토요일 본회의장을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계엄령으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이 가장 피해를 본다는 것을 잘 아시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 장애인 당사자 비례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의원이 3명, 1%다. 장애 시민을 대표해 국회에 입성한 의원으로서 장애인이 시민으로서 참여하지 못하는 사회 구조적인 한계를 오히려 힘 있게 폭로해 내길 바라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라며 “(1차 때) 표결에 임하지 않고 당론을 따라 퇴장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 영역과 장애인 복지는 별개라는 입장도 있다.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은 “국회의원 개인으로서의 고민과 당론의 고민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 소신과 상황에 따라 판단했을 것”이라며 “장애계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영역이므로 여기서 언급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