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멋지다" vs "아직 몰라"···국회의장 대선주자 급부상에 의견 분분
우 의장, 대권 잠룡 제치고 정계 신뢰 1위 탄핵 정국 속 입법부 안정적으로 이끌어 시민 "걸맞은 인물일지 검증해야" 우려도 전문가 "국회의장과 대통령 역할은 달라"
12·3 비상계엄·탄핵 사태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사실상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탄핵 정국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준 우 의장이 차기 대선 주자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계엄 해제와 탄핵안 표결을 이끈 우 의장은 최근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서 '현 정국에서 신뢰 있는 정치인'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를 차지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6%로 조사 대상 정치인 중 유일하게 신뢰가 불신을 웃돌았다.
차기 대권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도 앞섰다. 이재명 대표는 '신뢰한다'는 의견이 41%, 불신 51%였고, 한 총리(신뢰 21%, 불신 77%), 한 대표(신뢰 15%, 불신 77%)와 대비되는 결과였다. 그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일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진입하며 계엄 해제 결의안이 안정적으로 가결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우 의장은 다른 거물급 인물과 달리 사법리스크가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가 차기 야권 주자로 언급되며 다양한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광주에 거주하는 김모 씨(여·52)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며 (우 의장이) 괜찮다고 생각은 했다. 하지만 대권주자로서는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싶다"며 "리더십은 확실히 보여줬지만, 여전히 이재명을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생각하고 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정치인도 없기에 여전히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지 정당이 없는 직장인 박모 씨(남·34)는 "우원식이 담을 넘으면서까지 빠르게 대처하고, 여당 의원들을 최대한 포용하려고 하는 모습에 차기 리더의 가능성을 엿본 것 같다"면서도 "이재명 재판 여부에 따라 차기 대선 구도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만 쭉 했던 사람이라 아직 대권 주자에 걸맞은 퍼포먼스나 지도력을 보여준 기회는 없는 것 같다. 정말 대선 주자로 나선다면 대통령에 걸맞은 인물일지 검증하는 작업이 더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이모 씨(여·25)는 "현재 여야 후보 중 딱히 차기 대통령으로 뽑고 싶은 사람이 없었는데, 우원식이 나오면 뽑을 것 같다"며 "이번 사태를 강단 있게 대처하고 국민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분 같아서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국회의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고, 긴박한 탄핵 정국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며 차기 대통령감으로 생각했다"며 "정치적 견해를 떠나 인간적으로 멋진 분 같고, 믿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기대감도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위기 국면에서 국회의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함으로써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라면서도 "국회의장과 대통령의 역할은 확연히 다르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에도 신뢰를 받은 국회의장은 많았지만, 대통령이 되진 못했다"며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수장이 되는 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