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전 "국회에 인력 더 필요"···尹 만난 서울경찰청장이 지시

경비부장 내란 사태 직전 연락 받아 "경력 1~2개(부대) 더 필요하다고 해"

2024-12-13     김민 기자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윤 대통령과 '안전 가옥 회동'을 한 뒤 국회에 야간 경찰력을 추가로 투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비상계엄 선포 전 윤 대통령과 '안전 가옥 회동'을 한 뒤 국회에 야간 경찰력을 추가로 투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회 행정위원회 현안 질의에 나온 주진우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12·3 내란 사태 직전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에 서울청장의 연락을 받았냐'라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질문에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경비부장은 김 서울청장에게서 계엄 선포 당일 밤 7시 40분쯤 전화를 받았다고 하며 "(김 서울청장이) 야간 대기 경찰 인력이나 사용할 수 있는 경찰 인력이 얼마인지 물어봤고 당시 국회의사당로의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과 관련한 야간 철야 경찰 인력 4개 부대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력이 일부 더 필요할 것 같은데 1~2개(부대) 정도 쓸 수 있냐'라는 말을 들었고 광화문에 있는 부대 1개 정도를 옮길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라며 "당시 계엄이라는 단어는 전혀 못 들었다"라고 답했다.

김 서울청장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함께 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계엄 선포 3시간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안가에서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비상계엄 실행 방안에 대해 지시 사항이 적힌 A4 용지 한 장을 건넸다고 한다.

서울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동선 자료를 보면 김 서울청장은 오후 6시 38분 퇴근해 오후 7시 46분 재출근했다. 다만 그사이는 공란으로 비어 있다.

이날 경찰청장 직무대행인 이호영 경찰청 차장은 비상계엄 때 국회 인근에 경찰과 국군방첩사령부로 구성된 체포조가 현장에서 대기했다는 의혹에 "10명 넘게 영등포경찰서 형사가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국회 수소 충전소가 뚫린다고 해서 경찰들을 보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비상계엄 당일 밤 11시 32분쯤 방첩사 측이 국가수사본부 실무자에게 연락해 '여의도 현장 상황이 혼란하다'라며 안내할 경찰관의 명단을 요청했고 이에 영등포서 강력팀 형사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사실은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국회 행안위에서는 조 청장이 지난 5일 열린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계엄 선포를 언론을 통해 알았다', '계엄 전 공관과 집무실에 머물렀다'라고 허위로 진술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당시 현안 질의 출석자들은 증인 선서를 하지 않아 위증죄 처벌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계엄에 대한 거짓 증언과 의혹을 규명하고 바로잡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답변할 때 증인 선서를 하지 않았다고 방심하지 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