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꽃과 빛을 담은 세대를 초월한 주얼리"···35주년 골든듀의 디자인 철학은?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 인터뷰 창립 35주년, MZ세대 공략 박차 펄시피아·루미너스 등 디자인 개발 LCK 우승반지·MVP 목걸이 제작

2024-12-10     류빈 기자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가 지난달 21일 골든듀 예술의전당점에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주얼리 제품과 함께 있는 모습 /류빈 기자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은 골든듀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독창적인 디자인, 장인 정신으로 국내 주얼리 산업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골든듀는 1989년에 설립돼 국내 대표적인 파인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세련된 디자인과 고품질 소재를 바탕으로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하고 현대적인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다이아몬드와 유색 보석을 활용한 고급스러운 주얼리를 제작하며, 30대에서 50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최근에는 MZ세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패션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는 등 세분화된 전략도 실행 중이다.

골든듀의 김재웅 선임 디자이너는 브랜드 제품개발팀에서 골든듀 주얼리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세심한 디테일과 금속의 질감 표현을 중시하며, 골든듀가 추구하는 '시대를 반영한 컨템포러리 클래식' 디자인을 바탕으로 3050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한 주얼리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김 디자이너가 개나리꽃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펄시피아 디자인은 골든듀의 히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에서 영향을 받은 루미너스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최근에는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우승 기념 반지를 디자인해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올해는 골든듀 창립 35주년을 기념해 하이주얼리 '헤리티지 컬렉션'을 선보이는 등 매년 리미티드 디자인을 제작해오고 있다.

여성경제신문은 김재웅 선임 디자이너와 만나 창작 과정과 디자인 철학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가 말하는 주얼리 디자인의 본질과 골든듀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미래를 들어본다.

— 본인 소개와 디자이너가 된 계기 말씀 부탁드린다.

“골든듀 제품개발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제품개발 및 기획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보다 미술을 좋아했고 브랜드가 가지는 무형적인 가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디자이너가 되어 나의 이름을 딴 나만의 색채가 담긴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 됐다. 많은 분야 중에서도 귀금속은 세대를 걸쳐 이어지는 영속성을 가지며, 항상 몸에 지니면서 누군가의 삶과 연결된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다.”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 /류빈 기자

— 골든듀가 추구하고자 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무엇인가.

“골든듀는 시대를 반영한 컨템포러리 클래식 스타일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제품을 선보이는 대한민국 대표 파인 주얼리 브랜드다. 자신만의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3050 여성 고객을 위한 세대를 초월한 다이아몬드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전하는 패션 및 클래식 주얼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20대까지 타깃을 확장하고 있다.”

— 골든듀 만의 디자인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지.

“대외적으로는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지만, 개인적으로 세심한 디테일과 금속면의 표현이야 말로 골든듀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주얼리 디자이너는 유색 보석과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 베이스가 되는 금속의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골든듀의 디자인들은 형태에 따라 금의 고유의 질감과 조형적인 표현이 특징인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펄시피아 디자인의 주얼리 제품 /류빈 기자

— 개나리를 연상케 하는 펄시피아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해당 디자인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2021년부터 꾸준히 펄시피아 디자인을 출시하고 있는데 실제 판매량 증가나 선호 연령대가 어느 정도인가.

“2020년 초 봄, 코로나가 시작된 시기에 양재시민의 숲을 거닐다가 우연히 개나리꽃을 유심히 보게 됐고 그 꽃잎의 섬세한 디테일을 옐로우 골드로 표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후 1년간의 고민 끝에 구조적으로 두 가지 방식(2Way) 착용이 가능한 펜던트 ‘펄시피아’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 제품이 처음 완성됐을 때 너무 기대가 돼서 출근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기본 펄시피아 디자인은 골든듀 제품 중 볼륨감이 있는 쪽이라 주로 40대 이상의 여성층이 선호하고, 쁘띠 버전은 20~30대에서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는 쁘띠 디자인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파베 버전도 출시돼 다양한 연령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 올해 신제품으로 루미너스 디자인을 선보이게 된 계기는. 

“2023년 출장 중 파리를 방문했을 때 대부분의 명소가 파리의 황금기인 ‘벨 에포크’ 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889년 만국박람회가 열렸던 당시 파리는 수천 개의 전구 덕분에 밤에도 환하게 빛났고, 그래서 지금도 ‘빛의 도시(La ville lumière)’로 불리고 있다. 파리 현지에서 그때 당시의 여러 명소를 방문했고 수천 개의 전구가 빛을 발하는 파리의 밤거리를 몸소 체험하고 ‘벨에포크’시대를 상상하며, 루미너스라는 디자인을 하게 됐다.”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가 직접 그린 LCK 우승반지 제작 스케치 /류빈 기자

— 최근 골든듀가 세계적인 e스포츠 리그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공식 후원사로 합류하면서 스프링 및 서머 파이널 우승팀에게 LCK 우승반지를 수여했다. 이 우승반지를 김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들었다.

“2012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해 온 오랜 팬이다. 이 게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 함께해 온 게임이자, 특별한 의미를 가진 소중한 존재로서 다른 팬들 못지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LCK 챔피언 링 디자인에 더욱 정성을 쏟아 디자인했다.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프로게이머와 감독, 그리고 일반 유저들 모두가 LCK 우승반지의 상징성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반지가 꼭 쟁취하고 싶은 목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디자인했다.”

골든듀는 LCK의 ‘2024 스프링 스플릿’부터 ‘서머 스플릿’까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며 스프링, 서머 파이널 우승팀에게 특별한 우승 기념 반지를 수여하고 결승전 MVP로 선정되는 선수에게는 더욱 특별한 기념품을 수여했다. 국내 주얼리 브랜드 중 우승 기념 반지를 직접 제작하고 수여하는 것은 골든듀가 처음이다. 특히 반지는 골든듀의 장인 정신과 디자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공 기술과 풀미러 폴리싱 기법을 통해 제작해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들의 영문 이니셜을 각인해 전달했다.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왼쪽부터) 르 투르비옹 귀고리, 반지, 0.1캐럿 펜던트 제품 /류빈 기자

— 주로 어디서 디자인 영감을 받나.

“일상 속에서부터 여행지나 출장 중에 마주치는 모든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자연, 조형물, 건축물, 역사적인 통찰 등 이야기가 담겨 있거나 구조적으로 아름답고 독특한 모든 요소들이 새로운 디자인의 원천이 된다.”

— 최근 주얼리 디자인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심플한 디자인, 절제된 라인으로 클래식한 멋을 추구하는 올드머니 룩 패션 트렌드가 이어지며 주얼리 또한 클래식한 스타일인 다이아몬드 테니스 팔찌와 다이아몬드가 강조된 다양한 제품들이 트렌드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패션 목걸이로 원통형 디자인이 눈에 띄는데 원통형 목걸이는 착용 시 단순하면서도 눈에 띄는 효과를 줄 수 있어, 데일리 룩에 세련미를 더하고자 할 때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골든듀에서도 이를 반영해 원통형 디자인의 목걸이가 다수 출시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비욘드더도어 제품 /류빈 기자

— 그동안 만든 작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 디자이너로서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도 있다면 언제인지.

“‘비욘드더도어’라는 제품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제품의 모티브가 된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문'의 디테일이 금속 표면으로 섬세하게 표현됐고, 균형과 비례가 뛰어나며 형태적으로도 펜던트나 귀고리 디자인에 아주 적합했다고 생각한다. 고객들로부터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를 듣거나 볼 때, 그때가 가장 큰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 목표로 만들고 싶은 주얼리가 있나.

“대한민국의 대표 파인 주얼리 브랜드로서, 앞으로는 좀 더 한국적인 색채가 담긴 주얼리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전통적인 미와 현대적인 감각이 결합된 골든듀만의 디자인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아름다움을 세련되게 표현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