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M&A로 성장동력 확보···지난해 18.4조 거래 성사

'통합 셀트리온' 출범···유한양행 등 M&A 활발 국가 임상시험 지원재단, 해외 인수·합병 부족

2024-12-09     김성하 인턴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1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1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제약업계와 국가 임상시험 지원재단에 따르면 2023년 제약·생명과학·헬스케어 산업의 M&A 거래 규모는 약 18조4000억원, 건수는 총 2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거래 금액은 75%, 거래 건수는 9% 증가한 수치다.

국가 임상시험 지원재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위한 13조원 규모의 신주 발행이 전체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여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하며 대형 M&A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았다.

셀트리온 외에도 유한양행과 디엑스앤브이엑스 등 주요 기업들이 활발한 M&A를 통해 규모 확대에 나섰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월 300억원을 투자해 신약 개발 기업 프로젠의 지분 38.9%를 확보했다. 같은 달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신약 개발 기업 에빅스젠의 지분 약 63%를 152억원에 인수하며 신약 개발 역량 강화에 주력했다.

시지바이오는 정형외과 의료기기 제조업체 이노시스를 인수하며 재생의료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325억원을 투자해 주요 지분을 취득한 데 이어 올해 초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로 11.17%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0년 이후 2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2020년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18개 제품 사업권을 약 3300억원에 인수하며 첫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보령은 2022년 미국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에 약 778억원을 투자하며 제약업을 넘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다만 업계에선 다양한 기술력을 확보한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M&A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 등을 한계로 지목했다. 국가 임상시험 지원재단은 "전체 M&A 사례 중 해외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한 M&A 비율이 낮고 대부분이 지분 인수(주식 양수·양도)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 제약사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M&A를 확대하고 다양한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