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생성형 AI로 디자인부터 광고까지"···인공지능시대, 주얼리 산업이 가야 할 길

'주얼리 에피파니 2024' 개최 맞춤형 챗봇 '월곡GPTs' 공개 주얼리 산업에 맞는 AI 도구 제안

2024-12-03     류빈 기자
  3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개최한 ‘주얼리 에피파니 2024’에서 이수영 그루핑미디어 대표가 ‘AI on Jewelry’를 주제로 주얼리 산업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류빈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 주얼리 산업이 나아가기 위해선 생성형 AI 등 적극적인 인공지능 기술 활용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월곡재단)이 주최하고,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월곡연구소)가 주관하는 ‘주얼리 에피파니 2024’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개최됐다. 

주얼리 산업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 중 주얼리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혁신 전략을 제시하며, AI 시대에 주얼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논의했다. 

1부 첫 번째 주제 발표에서는 ‘월곡GPTs를 소개합니다’를 주제로 차지연 월곡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연구소가 새롭게 개발한 AI 모델 ‘월곡GPTs’를 소개했다. 월곡GPTs는 OpenAI의 GPT를 기반으로 월곡연구소가 생산한 주얼리 산업 데이터를 학습시킨 생성형 AI로,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심도 있는 산업 인사이트를 신속히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비즈니스에 활용될 수 있는 조사 정보, 유통 채널, 판매량, 소비자 선호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주얼리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자료 활용이 도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차지연 연구원은 “월곡 GPT라는 주얼리 산업에 특화된 AI 기반의 대화형 챗봇을 선보였다”며  “월곡연구소가 지난 15년간 축적해 온 700여 건 이상의 연구 보고서, 70여 건의 포럼, 세미나 자료, 100여 건의 정기 간행물을 포함한 주얼리 산업의 전문성을 담보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됐다. 그중에서 월곡 GPT에는 선별된 150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학습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차지연 월곡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월곡연구소가 새롭게 개발한 AI 모델 ‘월곡GPTs’를 소개했다. /류빈 기자

두 번째 주제 발표에서는 이수영 그루핑미디어 대표가 ‘AI on Jewelry’를 주제로 주얼리 산업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시장별 특성에 맞춘 AI 전략을 모색하며, 특정 주얼리 브랜드 카테고리별로 구체적인 AI 활용 가이드를 제공했다. 

대표적으로 이수영 대표는 AI를 활용한 주얼리 제작 사례를 제시했다. 그네에 착안한 목걸이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처음에는 챗GPT를 활용하고, 생성형 AI 이미지 툴인 미드저니를 활용해 추상적인 느낌의 그네 모양 주얼리 디자인을 도출했다. 생성형 AI 툴인 클로드를 통해서 AI로 생성한 사진 이미지의 캐드 값을 얻었다. 이 값을 기반으로 실제 목걸이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GPT의 다이, 캡컷, X의 그록 등을 활용해 제작한 광고 영상 사례도 제시했다. 

이미 해외 사이트인 아케이드에서는 AI를 활용해 소비자가 주얼리의 재질이나 디자인 요소를 직접 선택해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가격도 실시간으로 조정이 된다. 이어 작업자까지 매칭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중국의 키비센스도 AI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착용 경험을 제공한다. 스냅챗도 이와 유사한 AI 기술을 개발해 티파니, 까르띠에 등의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이수영 대표는 “AI를 익숙하게 활용하는 전문가가 그렇지 못한 전문가를 앞서가게 될 것”이라며 “주얼리 산업도 이제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주얼리 시장은 이미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시도들로 가득하다. 우리도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헌 월곡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대한민국 주얼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류빈 기자

세 번째 주제 발표에서는 박세헌 월곡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대한민국 주얼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예측 불가능한 소비 행태가 지배하는 ‘리퀴드 소비’ 시대에 한국 주얼리 시장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리퀴드 소비가 자리 잡은 패션 주얼리의 경우 트렌드 변화가 발생하면 발 빠르게 제품 콘셉트의 디자인, 생산 과정을 마치고 마케팅 콘텐츠를 이용해 홍보 전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AI 등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기업 운영의 부담을 줄이고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헌 연구원은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에 따르면 비즈니스 영역에서 생성형 AI의 쓰임새는 고객 관리, 마케팅 및 영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구개발 등 4가지 영역에서 7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며 “주얼리 비즈니스에 대입하면 제품의 콘셉트, 기획, 마케팅 및 프로모션, 고객 관리, 제품 디자인 개발에서 AI가 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AI를 활용하는 주얼리 비즈니스와 그렇지 않은 비즈니스의 효율성과 성과에서 분명한 차이가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제 프롬프트 생산성이 경쟁력의 차이를 만드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2부 이슈 토크쇼 ‘슬기로운 AI 생활’에서는 주얼리 업계에서 AI 기반 마케팅 콘텐츠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이수영 그루핑미디어 대표, 국내 패션 주얼리 브랜드인 1064 스튜디오의 노소담 대표, 순금 주얼리 브랜드 에스엔제이골드의 김진관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각 시장에 적합한 AI 도구 활용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주얼리 업계 종사자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전달했다.

‘주얼리 에피파니 2024’ 2부 토크쇼에서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김진관 에스엔제이골드 대표, 노소담 1064 스튜디오 대표, 이수영 그루핑미디어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