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판매전문사’ 도입 순항?···GA업계 내에서도 의견 갈린다

금융당국-여당 보험업법 개정안 도입 목표 협회도 반기지만 GA 별로 의견 갈릴 전망 전산 시스템 도입·추가 인력에 비용 들어가

2024-12-03     허아은 기자
보험 상품 판매만이 가능했던 법인보험대리점(GA)이 금융사 수준의 책임과 역할을 갖는 보험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법안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연합뉴스

보험 상품 판매만이 가능했던 법인보험대리점(GA)이 금융사 수준의 책임과 역할을 가지는 보험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법안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셈법이 복잡해진 원수사와 GA 업계는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보험판매전문회사를 도입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실에 검토 의뢰했다. 결과는 이번 달 내 나올 것으로 보인다.

GA 업계는 전반적으로 보험판매사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김용태 보험GA협회 회장은 지난달 21일 개최된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을 위한 글로벌 심포지엄’에서 “정부, 국회 등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연말 보험판매 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도록 할 것”이라며 도입 의지를 드러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GA는 금융사 수준의 역할과 책임을 갖게 된다. GA가 원수사의 상품에 대한 계약 체결을 대리했다면 판매전문사는 직접 계약을 중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따라서 판매전문사는 원수사와 사업비 등을 협상할 수 있고 보험금 지급 업무도 볼 수 있게 된다.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원수사에 고객 정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

원수사는 GA가 판매전문사로 전환할 시 현재 지불하고 있는 ‘판매 수수료’ 외 ‘유지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개정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다. 최근 대형 GA가 다량의 설계사를 앞세워 높은 판매 수수료율을 요구하고 나선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는 것.

반면 판매전문사 전환에 긍정적인 GA 관계자는 “금융사 수준의 책임을 지게 돼 불완전판매도 줄어들 것이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동시에 다루는 만큼 직판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판매전문사 제도 도입은) 소비자 권익 확대에 도움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판매전문사로 전환을 희망하는 GA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책무가 늘어나고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제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설계사를 많이 보유한 대형 GA의 경우 지금도 원수사와 수수료율 협상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책임이 늘어나는 판매전문사로 전환을 반기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산 시스템을 구비하고 이를 관리하는 인력을 배치해야 하므로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관계자는 “이런 비용 때문에 당장 보험사 전속 또는 직판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들고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