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인적 쇄신' 롯데그룹 CEO 36% 교체···신유열, 부사장 승진
60대 이상 임원 50% 퇴임 호텔·유통 부문 고강도 쇄신 신유열 전무 부사장 승진
위기에 빠진 롯데가 대규모 인적 쇄신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 논란이 있던 롯데는 화학과 호텔 사업군에서 고강도 쇄신에 나섰고, 유통과 식품 사업군에선 성과 창출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60대 이상 임원들이 50% 이상 퇴진하며 세대교체를 가속화한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선다.
롯데는 28일 롯데지주 포함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대내외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반영했다.
롯데그룹은 체질 개선과 쇄신을 위해 임원 22%가 퇴임한다. 그 결과 전체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축소됐다. CEO도 36%(21명)가 교체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임원 인사보다 더욱 큰 폭이다. 롯데는 임원 규모 대폭 축소 및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롯데지주의 경영혁신실과 사업지원실이 통합돼 그룹사 비즈니스 구조조정과 혁신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한다. 신규 조직을 이끌 인물로 노준형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한다.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이영준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는다. 이 사장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를 겸임해 기초화학 중심 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 사업구조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한다.
롯데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사장은 일선에서 용퇴한다. 이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M&A 및 투자와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화학군은 총 13명의 CEO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이 교체된다. 롯데 화학군HQ CTO(기술전략본부장) 황민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정승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기용된다.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 정호석 부사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호텔뿐 아니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호텔롯데 법인을 총괄 관리하는 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업부 간 통합 시너지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호텔롯데는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대표이사가 전부 물러나는 초강수를 두며 본격적인 경영체질 개선에 나선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이사로, 롯데월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권 대표는 글로벌 테마파크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및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의 CEO는 유임된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은 위기관리를 총괄하며 그룹의 변화 방향과 속도를 점검한다. 롯데 식품군과 유통군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신 부사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신사업 및 신기술 기회 발굴과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왔다. 신 부사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한다. 바이오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면서 그룹이 지속 가능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롯데그룹은 60대 이상 임원들이 퇴진하며 세대교체를 가속화한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35%)이 퇴진하며,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21명이 교체된다. 또한 60대 이상 임원의 50% 이상이 퇴임한다.
롯데 화학군 임원 역시 큰 폭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 약 30%에 달하는 롯데 화학군 임원들이 퇴임한다. 특히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는 롯데 화학군의 대대적인 쇄신을 위한 인사 조처이다.
대신 롯데는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젊은 인재들의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인다. 이를 위해 70년대생 CEO를 대거 내정해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능력과 성과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구축한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이사, 박경선 롯데엠시시 대표이사, 장선표 LC Titan 대표이사, 황민재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성규철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윤우욱 한국에스티엘 대표이사, 최우제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 최준영 아사히 대표이사, 윤원주 롯데중앙연구소 연구소장, 김승욱 롯데벤처스 대표이사, 김해철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대표이사 등 1970~1974년생의 12명 신임 CEO가 전진 배치된다.
외부 전문가 영입 기조를 올해도 유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2월 11일부로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새로운 대표로 영입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인천송도국제도시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착공했으며,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착실히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적으로 단행해 온 정기 임원 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 인사 체제로 전환한다"며 "성과 기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