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맞아 먹거리 가격 인상 도미노···무엇이 얼마나 올랐나?

생수·시리얼·초콜릿·커피 등 인상 "원·부자재비, 인건비·물류비 등 상승" “소비자에 비용 부담···소비침체 이어져” “고질적 관행” 비판의 목소리도

2024-11-25     류빈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연말을 맞아 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인건비와 원재룟값 상승 등을 가격 인상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비슷한 시기만 되면 서민 먹거리 가격 인상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고질적 관행이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생수, 시리얼, 초콜릿, 커피, 맥주 등 먹거리 가격이 인상된다. 원·부자재비는 물론 인건비와 물류비 등 각종 제반 비용도 함께 오른 데 따른 것이다. 

농심이 다음 달부터 생수 백산수 출고가를 평균 9.9% 올린다. 백산수 500㎖ 제품의 편의점 가격은 950원에서 1000원으로 5.3% 오른다. 백산수 가격 인상은 지난 2018년 1월 이후 6년 11개월 만이다. 농심은 다음 달 탄산음료 웰치스 소다 355㎖ 출고가도 평균 7.6% 올린다. 이에 따라 웰치스 소다 편의점 가격은 1400원에서 1500원이 된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 제조와 수입, 판매에 들어가는 경영 제반 비용이 급증해 출고가 인상을 하게 됐다”며 “특히 해상 물류비는 2018년 대비 90% 대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얼 시장 대표 기업인 농심켈로그와 동서 포스트가 가격 인상에 나선다. 농심켈로그의 시리얼컵 4종은 다음 달 1일부로 1900원에서 2000원으로 100원(5.2%) 오른다. 켈로그 콘푸로스트는 3500원에서 3700원으로 5.4%, 켈로그 첵스초코팝핑은 5000원에서 5600원으로 12% 인상된다. 동서 포스트 콘푸라이트는 4500원에서 5000원으로 11.1% 인상된다. 

동서식품은 과자 가격도 인상한다. 오레오 4종 가격의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2000원에서 2200원으로, 오레오웨하스초코는 3000원에서 3300원으로 10%씩 오른다. 리츠크래커 4종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리츠샌드 2종은 2200원에서 2400원으로 9%가량 오를 예정이다.

초콜릿 제품 가격도 오른다. 해태제과는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포키, 홈런볼, 자유시간 등 10개 제품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평균 8.59% 인상한다. 포키(46g)와 홈런볼(46g) 소비자 가격은 1700원에서 1900원으로 11.8% 오른다. 롤리폴리(62g)와 초코픽(45g)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5.9% 인상된다. 자유시간(36g)은 1000원에서 1200원(20% 인상)이 되고, 오예스(360g)는 6000원에서 6600원으로 10% 오른다. 버터링 딥초코(155g)와 화이트엔젤(27g)은 각각 4500원(2.3% 인상), 1600원(6.7% 인상)이 되고 티피(45g)와 얼초(52g)는 1300원(8.3% 인상), 3100원(3.3% 인상)이 된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고 인건비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일부 초콜릿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커피 가격도 인상됐다. 동서식품은 지난 15일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맥심 모카골드 리필 500g 제품은 출고가 기준으로 1만7450원에서 1만9110원으로 오르고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2.16㎏ 제품은 2만3700원에서 2만5950원이 됐다.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은 1만7260원에서 1만8900원으로 인상했다. 또 맥심 티오피(275㎖)는 1290원에서 1400원으로, 맥스웰하우스(500㎖)는 1450원에서 1560원으로 각각 오른다. 동서식품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동서식품 측은 커피 원두와 설탕, 야자유 등 주재료의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것으로, 커피 원두와 주재료는 전량 수입하고 있어 고환율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전 세계 이상기후로 인한 커피 생산량 감소로 높은 원재료 가격 수준이 지속돼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이달부터 편의점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호가든, 버드와이저, 스텔라 등 수입 맥주 6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지난 10월에는 카스와 한맥 등 국내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매일유업은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하목장 유기농 아이스크림 3종(밀크·딸기·초콜릿)’ 파인트 가격을 기존 가격보다 10.4% 인상한 1만4900원으로 판매한다.

12월부터 먹거리 외에도 휴지 등 생필품의 편의점 가격이 인상된다. 크리넥스 각티슈(150매)는 기존 5650원에서 5950원으로 300원 오른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연말마다 기습 가격 인상을 하는 것은 업계의 고질적 관행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한 업계 선두 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후발 업체들도 가격 인상이 이어져 내년 초까지도 가격 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식품사들이 원재료와 환율이 하락하던 기간에는 소비자 가격 인하 없이 이익을 누렸음에도 가격 상승 요인이 생길 때마다 곧바로 인상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단기간의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할 경우 소비 침체로 이어져 모두에게 해가 되는 악순환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