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벨부터 카공족 겨냥까지”···K-스타벅스의 변신, 수익성 때문?
신세계, 스타벅스 최대주주 이후 신규 전략 도입 칸막이 1인석·진동벨·구독서비스 등 도입해 눈길 연매출 3조원 돌파 유력, 수익성은 떨어져 고심
최근 SNS에서는 스타벅스에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칸막이 1인석이 생겨 화제가 되고 있다. 마치 독서실 책상처럼 양 옆에는 칸막이가 있고 각 좌석별 조명과 콘센트를 비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스타벅스가 매장 내 콘센트 개수를 줄여 회전율을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스타벅스의 성장 동력이었던 ‘카공족 친화 정책’을 다시 앞세우는 모양새다.
이처럼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021년 미국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로부터 스타벅스 지분을 인수한 이후 한국 시장에 맞는 전략으로 경영 노선을 선회한 모습이다. 카공족을 위한 1인석 설치뿐만 아니라 배달앱 입점부터 진동벨 도입, 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전략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스타벅스의 변화를 두고 수익성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강남역우송빌딩점, 포천내촌DT점, 성신여대입구역점, 판교도서관점 등의 매장에서 독서실 책상 형태의 1인석을 도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강남역 인근 학원가나 대학가 근처 등에 독서실 좌석을 갖춘 매장이 있다”며 “상권에 맞춰 다양한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일부 매장에 진동벨도 도입했다. 스타벅스는 그간 미국 본사 방침에 따라 고객과의 ‘인간적 소통’을 중시하며 육성으로 직접 고객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불러 음료를 전달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해당 정책이 잘 맞지 않는다는 고객의 불만이 지속 제기됐다. 이에 스타벅스는 2014년부터 모바일 앱으로 비대면 주문이 가능한 사이렌오더를 도입했고, 지난해 말부터 일부 매장에 진동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 측은 “2~3층 규모의 대형 매장이 늘어나면서 고객과 직원 편의성을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는 배달의민족 앱에서 스타벅스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벅스가 배달앱에 정식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는 당초 배달 과정 중 커피 맛과 향이 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배달앱 입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 자사앱을 통해 일부 지역에서 자체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배달을 시작한 것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0월부터 구독제 '버디 패스'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한 달 구독료 9900원을 내면 매일 오후 2시 이후 제조 음료를 30%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과 딜리버스 배달비 무료, 온라인스토어 배송비 무료 쿠폰을 제공한다.
본사 방침을 고수하며 콧대 높던 스타벅스가 고집을 꺾은 이유는 국내 커피 시장 경쟁이 과열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저가커피 공세와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진출이 잇따르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 주주가 된 점도 독자 경영 노선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999년부터 이마트와 본사인 미국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SCI)이 합작해 각각 100억원(지분 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2021년 7월 이마트가 SCI로부터 지분 17.5%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67.5%를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 이듬해 법인명을 SCK컴퍼니로 변경했다.
매출도 갈수록 상승하며 올해 3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SCK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2조9295억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은 1조4943억원으로 3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커피 프랜차이즈를 포함해 외식업계 전체에서 연매출 3조원 돌파는 처음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2위인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매출 4281억원, 같은 기간 메가커피는 174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차이다.
그러나 가파른 외형 성장 대비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2021년 영업이익은 2393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397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6월까지 영업이익은 758억원이다. 2021년 영업이익률이 10%였지만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6%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운영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8월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가격을 최대 600원 인상하고, 이달 톨사이즈 아이스 음료 11종 가격을 올리는 등 원가 개선 작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 오른 664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격 인상에 대해 지나친 수익성 추구가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진동벨 도입도 인건비 감축을 위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일각에선 스타벅스가 키오스크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와 이 역시 인건비 감축 때문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스타벅스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키오스크 도입은 사실무근”이라며 “스타벅스의 지출 비용 중 약 30% 가량을 인건비에 쓰고 있으며, 전 직원 본사 소속이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은 크지만 대면 서비스가 스타벅스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이기 때문에 키오스크를 통한 인건비 줄이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