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악재에 실적 정체된 카카오···당분간 위기 국면 계속
성장 전략 발표로 반전 시도해도 '시큰둥' 매출 부풀리기 의혹‧검찰 조사 악재 산적
매출 부풀리기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의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카카오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와 총수 구속 위기 등 다수의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해 위기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에 볼거리와 재미 요소를 더하고 AI 생활화를 위한 서비스를 내년부터 차례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카카오의 성장 전망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된 카카오의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한 1조9214억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비상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위기 극복에 나섰으나 총수 부재 속에서 대규모 투자와 신사업 추진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는 1월 고점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큰 폭의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도 카카오의 성장 전략에 의문을 제기하며 목표 주가를 낮췄다.
전날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증선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중과실'로 판단하고 중징계하기로 결론 내렸다. 앞서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모빌리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한 검찰은 카카오 경영진이 콜 몰아주기와 차단 의혹을 인지·관여했는지 여부를 살피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정황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달 31일 구속 3개월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재구속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검찰이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이유로 김 위원장 보석 청구를 인용한 재판부에 항고장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의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8월 드러난 카카오페이 개인 신용정보 유출 사태도 기름을 부었다. 카카오페이는 불법 정보 제공은 없었다는 태도지만 지난해 국민 2명 중 1명이 사용한 국내 대표 금융 플랫폼으로선 신뢰에 금이 갈 수밖에 없었다.
카카오도 이를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그룹 핵심 사업의 성장 기반을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면서도 "외부 시장 환경의 어려움이 다소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결괏값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성과 도출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실적 부진 가운데서도 카카오가 쇄신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여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실적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변수는 여럿 존재하기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