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핼러윈데이, 국화꽃만 가득한 텅 빈 이태원
인파 대신 국화꽃, 달라진 이태원 핼러윈에도 한산한 이태원 거리 조용한 핼러윈, 상인들 생계 걱정
한산했다. 3년 전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인파보다 국화꽃이 가득했다. 상인들은 "오히려 사람이 줄어 장사에 지장이 생겼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31일 핼러윈 데이 여성경제신문이 이태원을 찾았다. 북적거릴 것 같았던 이태원은 의외로 한산한 모습이다.
오히려 상인의 걱정 섞인 모습만 눈에 띄었다. 핼러윈 이태원 거리하면 떠오르는 '코스튬' 복장을 한 인파도 없었다.
한 시민은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놀러 올 생각은 없었다. 뭔가 찝찝한 마음이 컸다. 지나가다 핼러윈 데이 참사가 생각나 추모만 하려고 잠깐 들렀다"고 했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엔 추모를 위한 디스플레이와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꽃이 가득했다. 이곳을 찾은 외국인도 "놀러 온 게 아니라 추모만 하려고 발걸음했다. 슬프다"고 전했다.
인파가 적었음에도 경찰과 시에서 나온 안전 요원은 안전 대비 태세에 집중했다. 이태원 세계 음식 거리엔 인파가 몰릴 경우를 대비한 바리게이트가 깔려있었다.
전봇대 위엔 인파 몰린 정도를 측정해서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전광판도 설치됐다. 인파가 없으면 '보행 원활'이라고 표시됐다. 사람이 많아도 눈에 띄게 높은 곳에 설치했다.
큰 길가에는 경찰 병력이 상시 순찰을 하고 있었다. 바리게이트 또한 차도까지 넓혀 설치했다.
핼러윈 데이 이틀 전 여성경제신문이 보도한 '[현장] 핼러윈 D-2···'핫플레이스' 이태원·홍대 대응 태세는'에 따르면 지자체와 경찰은 핼러윈 데이에 앞서 특별 점검 기간을 뒀다.
서울경찰청은 25일∼31일 핼러윈 기간 중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지원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관 3012명(자서 1234명, 기동대 740명, 기동순찰대 306명 등)을 홍대, 이태원, 강남역 등에 배치해 지방자치단체 직원들과 합동으로 근무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들이 현장을 찾지 않는 것은 단순히 회피가 아닌 미안함과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애도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시민들이 사고 장소에 꽃을 놓는 행위는 개인의 감정을 치유하고 슬픔을 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