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명품샵 종횡무진 리퀴드 소비 시대···가성비 넘어 트렌드 추구
삼정KPMG 보고서 발간 초저가·프리미엄 양극화 유동적 변화 행태에 주목
유통·소비재 산업에서 '리퀴드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소비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7가지 키워드가 제시됐다. 소비 향방 예측이 어려운 시대지만 소비자를 공략할 기업의 대응 전략을 엿볼 수 있다.
29일 삼정KPMG가 발간한 '소비 패러다임의 대전환기, 유통·소비재 산업의 리퀴드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소유보다 경험과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며,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각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리퀴드 소비'란 기존의 고정된 소비 패턴이 사라지고 소비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형태로 보고서는 △가격 양극화 △경험 △시성비 △개성 △웰니스 △지속가능성 △디지털 기술 등이 이 같은 소비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7가지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먼저 소비 양상이 하향 소비와 상향 소비로 양극화됐다. 극단적 합리주의 경향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초저가 커머스 및 다이소의 이용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본인이 가치를 두는 곳에는 가격에 상관없이 구매를 진행한다. 식음료·외식 시장에서도 역설적 소비 행태가 두드러지며 작은 사치로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스몰럭셔리'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저가 추구 현상이 동시에 관찰된다.
또 소비자들이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을 통해 만족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팝업스토어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젊은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독경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신 제품 및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이점에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넘어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를 중시하기도 한다. 이는 특히 가사 노동, 육아, 장보기 등 일상생활에서 부각된다. 청소·세탁 서비스 대행업체는 물론이고 최근엔 폐기물 수거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생겨나며 주목받고 있다. 육아 분야에선 베이비시터 및 방문 교육 선생님을 매칭하는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적인 제품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소비도 확대되는 경향이다. 파편화되는 취향에 스몰 매스(Small Mass)를 겨냥한 시장이 성장하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나 니치 마켓이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군을 수동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생산과 유통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크리에이티브 프로슈머(Creative Prosumer)'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홈퍼니싱과 식음료업계에서는 고객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는 건강 관련 분야에서도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몰입을 추구하는 헬스디깅(Health Digging)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환경·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 외에도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유통과 소비가 더욱 개인화되고 있다.
신기진 삼정KPMG 전략컨설팅본부 파트너는 여성경제신문에 "과거에는 '가격'에 치우쳐진 소비가 이뤄졌다면 리퀴드 소비 환경에서는 가격뿐만 아니라 경험적, 기술적 측면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는 양상이 관찰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리퀴드 소비 트렌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필요하며 니치 시장 발굴에 집중하고 팝업스토어와 맞춤형 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