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두산밥캣 "특별 배당 검토"···총수일가 지분확대 예고전

3분기 영업익 1257억, 전년 동기比 58%↓ 북미 지역서 매출 대폭 감소, 美 대선 영향 연말 밸류업 계획 발표, 필요시 특별 주주환원 

2024-10-29     유준상 기자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밥캣이 3개 분기 연속 실적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 배당 가능성을 공식화해 관심이 쏠린다. 로봇을 비롯한 성장 사업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8일 두산밥캣이 공시한 3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5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두산밥캣 영업이익 감소 폭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8%, 2분기 48.7%, 3분기 57.8% 감소했다. 이는 생산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출도 마찬가지다. 경기 불확실성과 딜러 재고 조정으로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9% 감소한 1조7777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0.4%, 2분기에는 16.3% 줄었다. 통상 딜러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데,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딜러들이 구입하는 재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두산밥캣 실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지역에서는 가장 큰 매출(달러 기준) 감소세를 보였다. 다음 달 5일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제품 수요가 둔화하자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과 ALAO(아시아·라틴 아메리카·오세아니아) 지역은 각각 28%, 16% 감소했다. 제품별로는 소형 장비 30%, 산업 차량 22%, 포터블 파워 17%씩 감소했다.

두산밥캣은 3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도 예고했다. 연내 중장기적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과 추가 인수합병(M&A) 방향성 등을 투명하게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제반 주주환원 정책을 종합적으로 준비하여 공시할 예정"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배당 가능 재원을 고려한 특별 주주환원 여부도 필요시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1200원이던 결산 배당금은 2022년 1350원, 2023년 1600원으로 올랐다. 분기 배당은 2018년부터 실시했다. 2018년 6월 주당 400원 배당을 시작으로 2019년 및 2022년 5월 각 600원, 2023년 및 2024년 6월 각 800원의 분기 배당금을 지급했다.

현재 두산밥캣의 최대 주주는 두산에너빌리티로 지분 46.06%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7.22%다. 스캇성철박 대표는 8600주, 조덕제 대표는 5000주를 가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같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두산밥캣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았다.

하나증권은 보고서에서 두산밥캣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데 대해 "하반기로 기대됐던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 등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감소와 재고 조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두산밥캣의 목표 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28% 하향 조정한 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일제히 두산밥캣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두산밥캣의 주력 시장인 북미는 지난 3년간의 이례적 호황이 만든 높은 기저와 구매자들의 투자 심리 냉각으로 당분간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짚으며 목표 주가를 기존 4만6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키움증권 역시 두산밥캣에 대해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16.67% 낮춰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