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尹에 둥둥 떠다니는 '기름' 韓···분열 여당에 한숨 쉬는 국민
친윤 추경호 vs 친한 배현진 특감 갈등 "회담 성과도 없고 민생 논의도 없었다" "임기 반환 레임덕 가속화, 이탈 발생"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회담 이후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이를 얘기하지 않고 정치적 성과도 내지 못한 채 다툼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표적 친윤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정감사 이후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 움직임과 상관없이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밟겠다'는 한동훈 대표의 구상에 반대 뜻을 표명했다. 그는 원내 사안을 자신과 상의도 없이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불쑥 꺼낸 한 대표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친한인 배현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참여하는 텔레그램방에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 원내대표가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고 적었다. 친한 박정훈 의원도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공약한 것에 반대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의 갈등이 커지면서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세(금투세) 폐지와 같은 다양한 민생 현안이 있었으나 이에 대한 아무런 논의도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디딤돌 대출 관련해 대책이 궁금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쟁만 반복되는 것에 국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A 씨(26)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뉴스를 틀면 살기 팍팍하다는 얘기만 나온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다툼만 벌이고 있으니 더 답답해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여론을 인식하듯 한 대표는 전날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업종별 유연근로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빈손 면담 이후 성과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민생 이슈를 선점하려는 것이다. 그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민생 행보를 재개할 방침이다. 여·야·의·정 협의체를 띄우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남을 추진해 공통 민생공약을 추진하는 등의 활동도 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 주 격차해소특별위원회 현장일정에도 참석해 장애인, 중장년층 취업 지원 대책 등을 직접 챙길 계획이다.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지난 21일 대통령실에서 회담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요구한 데 대해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회담 성과를 얻는데 실패한 것이다.
회담 이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연일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2일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회동 발언을 공개한 것을 두고 측근들에게 "용산은 지금 말의 각색을 할 때가 아니라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제안에 대해 '예스'냐, '노'냐를 말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은) 회담 결과를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 어떤 부분이 왜곡이라는 건지 말씀해 주면 좋겠다, 그러면 살펴보겠다"고 응수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나 대구·경북(TK)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 온 홍 시장과 만나면서 한 대표 고립 전략을 가동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종훈 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친윤과 친한의 관계를 "물과 기름"이라 평했다. 이 평론가는 "현재까지의 구도로 봤을 때 친윤계 숫자가 워낙 많아 윤 대통령이 유리한 구도다. 그러나 시간은 한동훈 대표의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곧 임기 반환점을 둔다"며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친윤계에서도 이탈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