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절반 급락에 불매 운동까지···'설상가상' 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 3개월 만에 50% 하락해 일간 활성 이용자 420만명까지 감소 작가 "떠나는 수요를 막을 수 없어"
네이버웹툰이 지난 6월 27일 '웹툰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라는 기업명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뒤 주가 급락과 노사 갈등 등 각종 악재에 직면했다. '네이버웹툰 불매운동'이 지속됨에 따라 주가 변동의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웹툰이 연이은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5일부터 네이버웹툰의 지상최대공모전 응모작 '이세계 퐁퐁남'으로부터 촉발된 불매운동이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웹툰엔 39세 남성이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이혼 과정에서 재산을 잃은 뒤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내용이 담겼다. 여성들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한다는 편견과 여성 혐오적 신조어 '퐁퐁남'을 제목에 그대로 가져다 써서 논란이 됐다.
불매운동은 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 매출에서 한국과 일본 시장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4일까지 네이버웹툰 앱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450만~480만명을 오갔으며 평균 DAU는 466만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5일(445만명)부터 430만~440만명을 오가는 수준에 머물렀고 지난 12일에는 420만명까지 떨어졌다.
전날 한 웹툰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 앱의 일간 접속자 수는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450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별 접속자 수와 매출 변동률이 1%대 통상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실제 매출에 타격이 오고 있다는 의견이 작가들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웹툰 작가 A씨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작품으로 매출이 줄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10% 이상 떨어진 것 같다'라는 의견도 많고 그 이상이라는 말도 많이 나온다. 체감이 확실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 226명의 웹툰 작가가 모였다고 밝힌 '웹툰 작가 연합'이 엑스(옛 트위터)에서 최근 발생한 네이버웹툰 불매 운동에 대해 네이버웹툰이 이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6월 27일(현지 시각) 공모가 21달러에 나스닥에 상장된 웹툰엔터 주가는 지난 8월 9일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38.2% 급락했다. 지난 9월 20일 종가는 10.89달러로 3개월여 만에 공모가 대비 약 50% 하락했다.
김준구 대표 등 경영진은 지난 8월 총 10억7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은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존슨 피스텔, 로젠 등 다수의 증권 관련 집단소송 로펌들은 웹툰엔터가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등에서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부정적인 내용을 고의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노사 갈등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웹툰엔터테인먼트 IPO에 따른 추가 보상에 있다. 네이버웹툰 노동조합 측은 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가격이 20달러 이상인데 현재 주가에서는 수익 실현이 어렵다며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특히 김준구 대표 등 경영진에게만 보상이 집중돼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IPO에 따른 추가 보상 재원 규모와 기준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네이버웹툰은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웹툰에 대한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업계 내부에서도 불안한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웹툰 작가 A씨는 "떠나는 수요를 막을 수 없으니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