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로 밀린 교촌치킨, 변우석 손잡고 치킨업계 판도 바꿀까

9년 만에 스타 마케팅 진행 bhc·BBQ에 밀려 3위 차지 이미지 회복·글로벌 확대 집중

2024-10-23     류빈 기자
교촌치킨 브랜드 모델 배우 변우석 /교촌에프앤비

한때 치킨업계 부동의 1위였던 교촌치킨이 3위로 내려앉은 이후 경영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년 만에 신메뉴를 출시하고, 스타 마케팅을 지양해 왔던 교촌이 9년 만에 배우 변우석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매출 회복을 위한 움직임에 나선 모양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배우 변우석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교촌치킨이 2년 만에 선보인 신메뉴 ‘교촌옥수수’ 광고를 위한 브랜드 모델 기용이다. 

교촌이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9년 전 배우 이민호를 브랜드 모델로 기용한 이후 그간 연예인을 앞장세운 광고는 지양하고 제품의 품질만을 강조해 왔다. 

교촌의 이례적인 마케팅 공세는 브랜드의 인지도 회복과 매출을 회복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교촌치킨은 2015년 이후 매출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2022년 bhc에 1위 자리를 내어주게 됐다. 이후 2023년에는 BBQ에도 밀려 업계 3위가 됐다. 

교촌치킨의 올해 실적도 오락가락하는 분위기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1133억원, 영업이익은 103.8% 증가한 11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11.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9억원 손실을 냈다. 가맹지역본부의 직영 전환을 위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중 매출이 감소한 곳은 교촌치킨이 유일하다. bhc치킨은 지난해 5.5% 증가한 5356억원, BBQ는 12.8% 증가한 4731억원을 기록한 반면 교촌치킨의 지난해 별도 매출은 전년 대비 14.6% 감소한 4259억원을 기록했다. 교촌은 경쟁사 대비 점포 수가 적고 신메뉴 출시 주기도 길다는 업계 지적이 있었다.

무엇보다 교촌의 가격 인상은 매출 순위 추락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교촌치킨은 지난 2021년 11월과 2023년 4월 단기간 만에 가격을 연달아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가격 인상 이후 '교촌 오리지날’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교촌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인상됐다. 가맹점의 수익 구조 악화, 임차료·인건비·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불가피한 인상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으나, 배달료까지 더하면 치킨 1마리에 약 3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치킨업계의 시선은 2019년 경영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긴 이후 2022년 말 다시 돌아온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으로 쏠리고 있다. 권 회장은 실적 반등의 의지로 신메뉴 개발과 마케팅 투자, 해외 사업 확대 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교촌이 2년 만에 출시한 교촌옥수수 역시 권원강 회장이 개발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 교촌은 간장, 레드, 허니 등 3대 치킨 메뉴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해 왔다. 기존 메뉴는 3040세대를 위주로 인기가 있었지만 Z세대 소비자까지 끌어 모으기엔 역부족이란 판단으로 신메뉴를 출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교촌은 교촌옥수수를 4대 핵심 메뉴로 굳히겠단 목표를 세웠다.

또한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판교로 신사옥을 이전하고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글로벌 아시아 매장의 QSC(품질·서비스·위생) 강화를 위한 전사 TF(Task Force)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진행한다. 교촌은 지난 7월부터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UAE, 대만 등 마스터프랜차이즈(MF) 형태로 진출한 아시아 5개국을 대상으로 영업·R&D·디자인·경영기획 등 본사 내 주요 전문 조직을 현장에 투입해 현장 점검 및 개선 활동에 나서는 등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교촌의 글로벌 사업은 속도를 내서 무조건 매장 수를 확대하기보다 늦더라도 품질 향상에 초점을 높이겠다는 국내 경영 방침과 궤를 같이하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K-콘텐츠의 인기를 발판으로 변우석 모델을 활용해 교촌치킨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이번 광고 캠페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집중해 브랜드의 활력을 높이는 데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