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과대광고?···항공사 홈페이지 '직구'가 더 싸다

온라인 여행사, 취소 수수료·부가상품 더 비싸 소비자원 "항공사 공홈과 OTA 직접 확인하길"

2024-10-18     서은정 인턴기자
온라인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항공권 가격이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 직접구매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판매되는 항공권 가격이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하는 항공권보다 평균적으로 높고 취소 수수료도 더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권 구매 시 꼼꼼한 가격 비교를 통해 신중히 결정하란 권고가 나오자 그동안 반대로 알고 있던 소비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17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온라인 여행사의 항공권 가격과 취소 수수료가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더 높았다.

소비자원이 약 한 달간 8개 해외 노선의 왕복 항공권 800회를 비교한 결과 온라인 여행사 가격이 항공사보다 높은 경우가 71.4%(571차례)로 나타났다.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 직접구매와 온라인 여행사의 가격 차이는 2.5∼10.0% 수준이었다. 취소 수수료의 경우 여행사 항공권이 항공사 직구보다 대부분(89%) 더 비쌌다.

결국 대부분의 온라인 여행사가 항공사 부과 취소 수수료에 온라인 여행사 자체 취소 수수료를 더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싸지는 구조인 탓이다. 반대로 알고 있던 소비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직장인 이민영 씨(여·28)는 "광고를 통해 당연히 온라인 여행사가 (광고에서 했던 말처럼)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나 그 어떤 플랫폼보다 최저가라고 믿고 구매해 왔다"면서 "스스로 현명한 소비자라고 믿고 있었고 이번 연말 여행도 온라인 여행사를 이용했는데 솔직히 배신감이 든다. 이제 공식 홈페이지와 하나하나 비교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정욱 씨(남·35)는 "아고다 같은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 티켓값을 결제할 때, 처음 보이는 화면 가격과 카드번호 입력한 후 나오는 최종 가격이 달라 항상 당황스러웠다"며 "여행사의 마케팅 방식인 건 알지만 확실치 않은 가격을 표시하는 건 많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행위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술 같아 불쾌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온라인 여행사에서 항공사보다 저렴할 것처럼 광고하거나 가격 표시하는 게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만약 소비자가 온라인 여행사가 더 비싼 걸 알면 당연히 안 살 것 아니냐. 광고나 가격 표시에서 공식 홈페이지보다 더 저렴한 것처럼 하는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실과 다르게 표시하거나 광고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건 반드시 정정되고 수정돼야 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접하는 첫 화면과 장면에 '초기가격은 최종가격과 다를 수 있다' 등의 공지를 정확해 해줘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 보호지침이나 고시 등의 방법을 적용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