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수 끝 성공 문턱' WGBI 편입···내년 공매도 연장시 '도루묵'
1년 유예기간 거쳐 2025년 11월 반영 최소 70조원 유입되면 금리 안정 효과 공매도 재개 불발 시 퇴출될 가능성도
한국이 네 번째 도전 만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최소 70조원 가량의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재정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는 분위기지만 아직 '공매도 재개' 문제가 남아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국채가 WGB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른 추종 자금은 500억~525억 달러 규모다. 편입 효과가 본격화하면 단계적으로 최소 500억 달러(약 70조원)의 자금이 국내에 추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채권국가분류 반기리뷰에서 한국을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실제 지수 반영 시점은 내년 11월부터다.
WGBI란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와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핵심 지수다. 한국은 지난 2022년 9월 이후 4번의 도전 끝에 편입에 성공했다.
정부는 대규모 외환 유입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WGBI를 추종하는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반적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진단이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 문제가 걸려있어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다.
FTSE 러셀은 이번 발표에서 '선진시장'으로 분류된 한국 주식 시장의 공매도 금지를 문제 삼았다. 공매도란 주식·채권 등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하는 것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 시세차익을 내기 위한 방법이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매도 금지는 내년 3월 30일까지 연장됐다"며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불법 거래에 대해 더 가혹한 처벌을 도입하고 한국거래소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예고했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WGBI보다 추종 자금 규모가 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6월 보고서는 한국의 공매도 제도에 대해 '플러스'(긍정적)에서 '마이너스'(개선필요)로 부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관찰대상국 리스트에도 올리지 않았다.
다만 공매도 금지가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공매도 금지 기간인 내년 3월까지 불법 공매도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충분히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외국 국제 금융 투자자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정부가 계획대로 공매도를 내년 3월에 재개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예측이 엇갈린다"며 "FTSE 러셀이 직접적으로 지적한 문제인 만큼 공매도 금지가 또 연장된다면 퇴출까지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