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 칼럼] '노벨상' 한강의 기적, 관상·풍수 보면 안다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물러서지 않는 심지 지닌 관상 광주 중흥동 '장원봉' 기운 받아
한강은 아시아 최초 여성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다. 대한민국 두 번째 노벨상이다. 문학계는 물론 우리나라의 큰 경사다. 많은 이들이 기적과도 같은 한강의 수상을 궁금해한다. 한강의 관상(觀相)과 생가터에 대한 풍수지리(風水地理)를 분석한다.
한강은 절대 물러서지 않는 심지를 지닌 관상이다. 자기 소신이 변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한 번 내린 판단도 쉽게 번복하지 않는다. 가치관이 가볍게 성립되는 유형도 아니다. 세상을 냉철하고 깊이 보는 눈이 남다르다. 어떤 사안이든 깊이 관조하고 그 토대 위에 가치관을 형성하기에 한 번 굳어진 개념은 바위처럼 무겁다.
한강은 인간 세상의 표면보다 이면을 먼저 바라보는 관상이다. 껍질 속에 숨겨진 알맹이를 궁금해 한다. 내면의 세계에 깃들어 있는 에너지가 더 크다는 것을 알고서 어린 시절을 보낸 할머니 같은 소녀다. 몸은 속세에 내려와 있지만 한강은 스님과 다를 바 없다. 필자가 보기엔 고승(高僧)이 토굴에 들어가 수행하고 정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외롭게 혼자 지내거나 쓸쓸함과 더불어 사는 게 당연한 팔자다. 머리만 안 깎았을 뿐 영락없는 중(衆)의 상모(相貌)다. 태어나기 전부터 내공을 깊이 쌓고 이 세상에 내려왔기에 그 울림이 크다.
과거 생에 오랫동안 수행했거나 자기 내면을 갈고 다진 사람이 이런 모습으로 태어난다. 기쁨의 눈물보다 슬픔의 눈물이 더 고귀하다는 것을 아는 인물이다. 큰 기쁨일수록 더 큰 울음을 동반하는 법이다. 아무리 큰 기쁨도 헤아릴 수 없는 슬픔만큼 인간의 마음을 녹이지 못한다. 그윽한 사랑을 동반한 자비(慈悲)는 인간 세상을 구하는 法이다. 깊은 선정에 들어가 깨달음의 빛을 희미하게라도 맛본 사람만이 아는 이치다.
한강의 얼굴은 늘 우수에 젖어 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이들을 구원하기 전에는 천상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보살 같은 표정이다. 글로써 어루만져 구원할 중생은 곳곳에 넘쳐나니 평안하게 뒤돌아설 새가 없다. 그래서 한강은 늘 얼굴에 그윽하고 묘한 미소를 띨 뿐이다. 한강에겐 기쁨도 슬픔도 큰 의미가 없다. 그저 찰나의 순간일 뿐이다.
정신세계를 탐구하고, 깨달음의 길을 걷고,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을 연마한 사람이 한강이다. 자신이 보고 깨달은 것을 글과 문학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한강은 아무리 큰일이 눈앞에서 벌어져도 놀라지 않는다. 평생 당황하지 않는 관상이다. 매사 덤덤하게 사안을 바라보는 태도는 늙어도 한결같다. 한강은 말이나 행동이 다람쥐처럼 빠르면 안 된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대성한다. 다행히 한강은 오랜 시간 혼자 있어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동분서주하면 위기가 찾아오는 관상이다. 명심할 내용이다.
한강은 희로애락이 있는 속세와는 동떨어진 얼굴이다. 세상을 초월한 관상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세상에 무관심하지도 않다. 늘 어떤 세상이 올바른 것인지는 직시하고 있다.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자제할 뿐이다. 글로 세상을 향한 외침을 대신한다.
한강의 생가는 광주 중흥동이다. 중흥동은 무등산(無等山)의 정기를 받고 있는 곳이다. 한강은 특히 무등산 아래 장원봉(壯元峯)의 기운을 받고 자랐다. 장원봉의 장원은 장원급제를 뜻한다. 장원봉은 무등산의 북쪽 지맥으로 무등산과 달리 봉우리 끝이 뾰족하다. 글이나 학문, 문학 등에 크게 영향을 주는 산이다. 흔히 필봉(筆峰)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필봉의 명당(明堂) 기운을 받으면 글로써 이름을 날린다. 소설가 이외수도 필봉 기운을 받고 태어났다.
인간은 지기(地氣)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특히 태어났을 때와 유아기 때 살았던 터의 기운이 핵심적으로 작용한다. 그때 어떤 땅 기운, 즉 명당의 지기를 받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삶이 현저히 달라진다. 한강의 부친 한승원의 생가에도 필봉이 있다. 필봉의 수려함과 품격, 명당 기운의 역량에 따라 고귀(高貴)와 귀(貴), 범(凡)으로 삶의 궤적이 변한다.
한강은 부친 한승원 작가의 DNA를 많이 물려받았다. 한승원도 세상의 이해관계에 서툰 관상이다. 글과 학문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문학소년 관상이다. 선비의 품성을 지녀 인품도 점잖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며 돈벌이에는 소질이 전혀 없는 관상이다.
한강의 모친 임감오는 정신력이 강한 관상을 지녔다. 배짱과 배포가 삼국지의 장비급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불굴의 의지로 견뎌낸다. 또한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당장 이익이 없더라도 멀리 보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여장부다. 임감오는 여성이지만 가장의 관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설령 남편이 돈을 못 벌더라도 본인이 호구지책을 해결하는 능력을 지녔다. 이런 관상을 지니면 남녀불문 집안을 책임지고 일으킨다. 대신 고생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다. 그것을 전혀 내색하지 않는 속 깊은 철인이다.
큰 인물은 단순히 혼자 힘으로 탄생하는 법이 없다. 여러 요소가 그 사람의 성공을 돕는 인자로 연결돼야 가능한 것이다. 한강도 마찬가지다. 한강 자신의 뼈를 깎는 노력이 큰 역할을 한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또한 부친과 모친의 영향은 물론 명당 터의 지기도 받았기에 지금의 한강이 탄생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큰 인물, 큰 권력자는 천기(天氣)나 지기(地氣)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받고 태어난다. 우연히 태어나는 경우는 결코 없다. 역사적인 인물일수록 인과의 작용이 확실하다. 이런 범상치 않은 담금질을 거친 후 태어난 한강은 오랫동안 세상에 큰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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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