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왜 이렇게 늘었나 했더니···누진제 개편 前보다 더 징수

2017년부터 누진 3단계 적용 곽상언 "한전, 당장 폐지해야"

2024-10-15     이상무 기자
14일 나주 국정감사장에서 한국전력공사 사장에게 질의하는 곽상언 의원 /연합뉴스

가정용 전기 사용량에 누진 구간을 적용에 요금을 부과하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2017년 개편 이후 한국전력공사와 정부는 1조2000억원가량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 국민의 전기요금 지출 현황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누진 6단계(누진율 11.7배)를 적용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운영했으나 2017년부터 요금 규정을 변경해 누진 3단계(누진율 3배)를 적용하는 요금제를 운용해 오고 있다.

곽상언 의원(종로구, 더불어민주당)은 15일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은 2017년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며 국민의 전기 요금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실제 2023년과 2014년 국민이 지출한 전기요금을 비교한 결과, 개편 후인 2023년 여름의 전기요금 부담이 훨씬 컸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곽상언 의원실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단계의 전기요금 누진제가 적용되던 2014년 8월 당시 전월인 2014년 7월 대비 한국전력공사는 약 300억원의 전기요금을 추가 징수했다.

한국전력공사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자료 /곽상언 의원실

그러나 3단계의 전기요금 누진제가 적용되던 2023년 8월에는 전월인 2023년 7월 대비 약 800억원의 전기요금을 추가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 지역의 전기요금 기준 2023년 8월은 2014년 8월 대비 1000억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더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 의원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국민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여름철 폭염일수 증가 등 기온상승으로 인한 원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에 ‘누진 요금제’가 적용되지 않았더라면 없었을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전력은 필수 재화인 전기에 누진 요금제를 적용하고 심지어 이를 독점 판매하기 때문에 국민의 입장에서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회피할 길이 없다”며 “한국전력은 실제 국민의 삶 속에서 전기요금 누진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직시하고, 수십 년간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켜 온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