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한 적 없다" vs "우겨봐야 구질구질"···여야 '탄핵' 발언 공방

이재명 재보궐 선거 유세 발언 논란 한동훈 "인정할 건 인정해야" 비판

2024-10-09     김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금정구 도시철도 구서역 인근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 후보와 단일화 한 류재성 조국혁신당 후보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한연희 후보 지원 유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발언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윤 대통령 탄핵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9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잘못된 말씀이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툭툭 털어버리는 게 이재명 대표다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5일 한연희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후보 지원 유세에서 10·16 재보궐선거가 "강화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바꿀 기회다. (정치인을) 징치(징벌로 다스림)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 '윤 대통령 탄핵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파장이 확산하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금정구 지원 유세에서 "저는 탄핵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자기들끼리 탄핵 이야기를 한 것이지 저는 안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기 안에 도저히 못 견디겠으면 그만두게 하는 당연한 논리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당연한 이야기를 했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여권에서는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한 대표는 "그 말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해석하면 그 해석이 맞는 것"이라며 "우겨봐야 구질구질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를 앞장세워 선거의 판을 정쟁의 장으로 물들이고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을 염두에 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 탄핵을 명백하게 시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욱 원내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올가미가 조여오자 정상적인 분별력을 상실한 듯하다"며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말은 야당 대표로서의 자격을 이 대표가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