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나란히 '어닝쇼크'···증권사 예측 모두 틀렸다

비관론 전개 삼성 실적 높게 잡고 낙관론 기대 운임 급등 변수 못 봐

2024-10-08     이상헌 기자
10월 8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업체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국내 가전 업계의 양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어닝쇼크(Earnings Shock)를 맞았다. 어닝 쇼크란 기업 실적이 예측치보다 크게 떨어지는 상황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진 결과로 볼 수 있다.

8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업체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양사의 매출액은 삼성전자가 79조원, LG전자가 22조1769억원으로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로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으나 잠정 실적 발표 결과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메모리 수요 둔화 및 비메모리 적자 폭 확대 △TSMC를 따라잡지 못하는 파운드리 경쟁력 △엔비디아 주도 인공지능 칩 시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 대비 늦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입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회장이 전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分社)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이날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이례적인 사과문을 올렸다.

같은 날 LG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액 22조1769억원, 영업이익 7511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7% 증가, 영업이익은 20.9% 감소했다. 전장 사업 수주 잔고가 지난해 말 92조원 규모에서 올해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수요 회복 지연 △원재료비 인상 △해상운임 급증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다수의 증권사는 LG전자가 가전업계의 일반적 패턴인 '상고하저'를 벗어나며 삼성전자와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