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촌부터 버려진 산골까지···사서 고생하는 유튜버 '서재로36'
화려함 대신 숨겨진 이야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
360만 조회수를 달성한 유튜버 '서재로36'의 '가장 가난한 나라 부룬디에서 10,000원으로 할 수 있는 것들' 영상이다. /유튜브 채널 '서재로36'
네일케어 2300원, 무한 리필 2000원, 콜라 800원인 물가 천국. 한국의 1만원은 이곳에서 150만원 가치를 지닌다. 당신의 평균 연봉이 2000만원이라면 이곳에선 재벌이다. 그래서 어디냐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부룬디'다.
외교부에 따르면 수도인 '부줌부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은 철수 권고 지역이다. 말 그대로 '오지'인 이곳을 애써 찾아간 유튜버 '서재로36'.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나라에서는 부자라는 타이틀이 큰 의미가 없었다."
80년간 봉인된 마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호텔, 일본 최대 빈민촌, 시내버스로 런던에서 파리까지 등 제목만 보면 "저길 왜 갔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장소에서 그곳만의 매력과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낸다.
그의 무모한 도전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의 구독자는 터치 한 번, 클릭 한 번으로 진귀한 풍경뿐만 아니라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예측불허한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보물'을 찾는다.
여행 유튜버 하면 '빠니보틀', '곽튜브'처럼 대중이 선호하는 인기 관광지와 화려한 볼거리가 떠오르지만 '서재로36'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관광지가 화려한 불빛처럼 사람들을 끌어당긴다면 그는 그늘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가는 여정을 택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으니 구독자는 자연스레 늘었다. 채널을 개설한 지 1년 만에 구독자는 21만명을 넘어섰다. 부룬디 영상은 36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1등 영상으로 올라섰다.
구독자들은 "살면서 절대 가볼 일 없는 곳이지만 방구석에서 남이 여행하는 걸 볼 수 있다니 좋은 세상", "한편으로는 한국에 사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낀다", "국가나 역사에 대한 정보도 알려줘서 좋다"는 등의 반응이다.
임명호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여행 유튜버들의 인기에 대해 "이들 콘텐츠의 인기 비결은 희귀성과 리얼리티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빠니보틀 역시 남들이 쉽게 갈 수 없는 오지나 인도를 탐험하며 원주민과 생활하는 경험을 담아내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여행 프로그램과 달리 이 유튜버들은 더 현실적이고 즉흥적인 접근으로 대중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며 "위험 요소가 있지만, 그 위험이 오히려 리얼리티를 더해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