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부터 티메프까지”···22대 국감서 유통가 대표 줄줄이 소환
티메프 미정산 사태 관련 집중 질의 배달앱 3사 대표 모두 증인 채택 KT&G·오뚜기·맘스터치·아디다스 등도
제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유통·소비재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대거 소환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국감에선 배달앱 수수료와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논란이 된 ‘티메프(티몬+위메프)’가 핵심 사안으로 떠올라 관련 기업 대표들이 집중 포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유통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올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총 26일간 진행된다. 첫 국감인 만큼 여야 국회의원들이 날 선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3주간 열리는 국감에서 상임위별로 유통업계 대표들이 증인 및 참고인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우선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는 오는 17일 티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모기업인 큐텐그룹의 구영배 대표이사와 이시준 재무본부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정산이 지연된 배경과 부실관리 문제, 피해자 구제 방안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 대표가 오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와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는다. 구속 여부에 따라 국감에 불출석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도 오는 8일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조성호 전 공영홈쇼핑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소환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티메프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8억4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지난달 8일 임기 만료로 퇴임한 조 대표는 임기 동안 미수금이 발생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산자위는 신정권 베스트커머스 대표 티메프 사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양인철 푸드조아 대표를 포함한 피해 판매자들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티메프 사태 피해를 증언하고 피해자 구제 대책 방안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감에선 배달앱 수수료 문제도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함윤식 배달의민족 부사장, 피터얀 바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 전준희 요기요 대표, 강한승 쿠팡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증인으로 채택돼 배달 수수료 관련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배민1플러스’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올렸다. 수수료 부담을 느낀 입점 업체들은 배달앱에서 주문할 경우 돈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확산하고 있다. 배달앱 업체들은 입점업체에 메뉴 가격과 소비자 혜택을 경쟁사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출 것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달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대통령실까지 나서 자영업자 지원대책으로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피터얀 대표의 경우 원산지 표기 위반, 연륙도서 추가 택배비 부과 등의 문제로 농해수위에서도 출석 요구를 받았다.
쿠팡은 강한승 대표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6개의 상임위에 소환됐다. 쿠팡이츠의 배달 수수료 문제와 알고리즘 조작을 통한 자체브랜드(PB) 상품 검색 상단 노출 등 자사 제품 노출 우대와 관련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는 쿠팡 노동자 과로사 의혹과 관련해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지난해 정무위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오는 15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참석해 C-커머스 관련 질의 받을 예정이다.
소비재 기업 중에서는 방경만 KT&G 사장이 8일 진행되는 산자위 국감에 증인을 소환돼 전자담배 마진율 불공정 판매 강요와 관련해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 이준수 일동 후디스 대표는 중소기업 아이밀과 벌이고 있는 상표권 침해 논란으로 8일 산자위 국감에 서고, 서흥덕 오뚜기 경영전략실장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농해수위는 농산물 가공식품 가격 적절성 등에 대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오는 21일 예정된 정무위 국감에서는 본사와 점주간의 불공정거래행위 관련한 문제를 청취하기 위해 김동전 맘스터치앤컴퍼니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 곽근엽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 등도 증인으로 선다.
공정위에 따르면 맘스터치앤컴퍼니는 가맹점주들이 점주 협의회를 구성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이에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원을 부과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22년 1월 사업을 개편하면서 가맹점주에게 일방적 가맹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수익률을 부풀리는 등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질의로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장에 증인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예년에 비하면 오프라인 유통업계나 식품기업, 프랜차이즈 업계 대표들이 증인으로 많이 채택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고 식품업계의 경우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올해 국감 이슈에선 배제된 것 같다. 다만 업계 메기로 떠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올해 국감에 많이 소환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