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손바뀜 카운트다운···'유력' 메리츠화재 수의계약에 노조 반발
1~4차 매각 '적합 인수자 없어' 무산 메리츠 염두에 두고 수의계약 채택? MG손보 노조 “먹튀 우려·직원 청산” 성사되면 보험사 M&A 활기 띨 수도
MG손해보험의 매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이달 내에 새 주인이 결정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예보)는 메리츠화재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하고 있으나 MG손보 노조는 고용 불안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유효 경쟁 없이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오는 24일까지 MG손보 매각 건에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메리츠화재는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자금력과 사업 시너지 덕분이다. 지난 4차 매각에서는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들이 참여했으나 적절한 인수자가 없다는 이유로 입찰이 무산됐다. 이에 예보가 수의계약으로 전환한 것은 메리츠화재를 염두에 뒀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메리츠화재는 삼성·DB·현대해상·KB손보와 함께 국내 빅5 손해보험사 중 하나로 꼽히며 자산은 약 41조원에 달한다. 만약 MG손보를 인수할 경우 자산 규모가 약 45조원에 달해 현대해상과 비슷한 규모가 된다. MG손보는 올해 상반기 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영 노하우를 통한다면 실적 개선 가속화도 기대해볼만 하다.
하지만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논란이 인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MG손보 예상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이지만 인수 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8000억~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MG손보의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42.71%에 불과해 금융당국 권고 비율인 150%를 한참 밑돌기 때문이다. 예보는 4000억원 수준의 공적자금 지원을 약속했지만 그럼에도 인수 기업은 최소 40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방식은 고용 승계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인수자의 부담이 인수합병(M&A) 방식보다 덜하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성과주의 경영 기조가 고용 승계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메리츠화재 사옥 앞에서 인수 반대 시위를 열고 "직원의 고용 승계 없이 고객 데이터베이스, 우량 자산, 공적 자금의 '먹고 도망가기'는 MG손보의 임직원 입장에서는 완전한 청산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예보는 과거 수의계약 방식으로 부실 금융기관을 매각한 사례가 적었던 만큼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법상 공개 입찰에 부칠 때 정한 가격이나 이행 능력 등 평가 기준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다만 수의계약을 언제까지 끝낼지 등은 내부적으로 정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MG손보 매각이 성공할 경우 다른 보험사 매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및 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관련 악재로 인해 인수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형 매물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도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해당 건의 경우) 노조 반발이 심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메리츠화재가 인수에 성공한다면 매물로 나온 보험사에 눈독 들이고 있는 기업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