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에 물가상승률 1%대 안착 기대···금리인하 고민 커지는 한은

8월 수입 물가 전월 대비 3.5% 하락 브렌트유 지난 10일 69.19 달러 기록

2024-09-18     김민 기자
지난 2일 서울시 60개 시내 전통시장에서 추석 성수품과 농·축·수산물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2년 9개월 만에 배럴당 70 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급락하자 이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할 경우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물가가 전월보다 3.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3%를 기록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국제유가가 이렇게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9월 소비자물가가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친다. 국내 소비자물가가 1%대를 기록한 것은 1.9%를 기록한 2021년 3월이 마지막이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할 경우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집값 등 가계부채 증가로 금리인하를 망설이고 있는 금통위 입장에서는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인 2% 이하로 내려올 경우 금리인하 압박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지속해서 하락세를 겪고 있다. 두바이유는 7월 평균 가격 배럴당 83.83 달러에서 8월에는 77.60 달러로 7.4% 내려왔다. 이에 원재료 물가도 전월 대비 6.9% 하락했다. 중간재도 4.2% 하락한 석탄 및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2.3% 떨어지는 등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69.19 달러로 거래를 마쳐 2021년 12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70 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나 지난 17일까지 브렌트유 9월 평균 가격은 배럴당 72.4 달러로 전월(78.9 달러)보다 8.2% 하락한 상태다.

이번 물가상승률에는 기저 효과도 작용할 전망이다. 기저 효과란 경제지표의 변화를 파악할 때 언제부터 어떤 기간을 비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9월 물가상승률이 3.7%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한 만큼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추석 등 연휴가 포함된 달에는 농산물가격 변동성이 커져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지지만 이번에는 물가 둔화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