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영업일 가계대출 증가세 절반 '뚝'···스트레스 DSR 2단계 효과

김 위원장 풍선효과 일축해 부동산 과열 장기화 우려도

2024-09-12     김민 기자
금융당국이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한다. 사진은 지난 6월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주택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대출 규모도 둔화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서울 중심의 주택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선 시장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정부가 실시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전달 대비 대출 증가 폭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9월 강화된 스트레스 DSR 규제 시행과 수도권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 지 5영업일 동안 가계대출이 1조1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략 8월 대비 증가 폭이 한 절반 정도 수준에 그친다"면서도 "(1조1000억원은) 남은 기간의 상황을 조금 더 봐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숫자"라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모니터링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트레스 DSR은 DSR 계산 시 금리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 추가 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즉 대출 금리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더 높은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상환 능력을 평가한다. 이는 금리 변동성에 따른 상환 부담을 미리 고려해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스트레스 DSR은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지난해 2월에 1단계(0.35%포인트), 올해 9월부터 2단계(0.75%포인트), 2025년에는 3단계(1.5%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수도권 지역에는 더 높은 금리(1.2%포인트)가 적용된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과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선 "(수요 부분은) 투기적인 부분을 제어하고 소득 수준에 맞춰서 (대출이) 나가도록 타이트하게 가고 있다"며 "결국 공급이 굉장히 빨리 늘어야 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고 거기에서 국민들이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시중은행들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상당수(대출 수요)는 주택 가격이 오르고 불안하니까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높았다. 때에 따라서 임종룡 현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 문제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전 은행권 검사로 확대해야 한다'는 국회 야당 의원 지적에 반대 의사를 낸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김 위원장은 관련 언급을 피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김 위원장은 특별한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그는 "현재 우리금융지주나 은행의 경영진도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서 아마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면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임 회장 거취에 대해서도 "이 부분은 기본적으로는 우리금융 이사회, 주총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