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영업일 가계대출 증가세 절반 '뚝'···스트레스 DSR 2단계 효과
김 위원장 풍선효과 일축해 부동산 과열 장기화 우려도
금융당국이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주택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대출 규모도 둔화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서울 중심의 주택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선 시장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정부가 실시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전달 대비 대출 증가 폭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9월 강화된 스트레스 DSR 규제 시행과 수도권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 지 5영업일 동안 가계대출이 1조1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략 8월 대비 증가 폭이 한 절반 정도 수준에 그친다"면서도 "(1조1000억원은) 남은 기간의 상황을 조금 더 봐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숫자"라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모니터링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트레스 DSR은 DSR 계산 시 금리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 추가 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즉 대출 금리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더 높은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상환 능력을 평가한다. 이는 금리 변동성에 따른 상환 부담을 미리 고려해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스트레스 DSR은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지난해 2월에 1단계(0.35%포인트), 올해 9월부터 2단계(0.75%포인트), 2025년에는 3단계(1.5%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수도권 지역에는 더 높은 금리(1.2%포인트)가 적용된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과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선 "(수요 부분은) 투기적인 부분을 제어하고 소득 수준에 맞춰서 (대출이) 나가도록 타이트하게 가고 있다"며 "결국 공급이 굉장히 빨리 늘어야 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고 거기에서 국민들이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시중은행들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상당수(대출 수요)는 주택 가격이 오르고 불안하니까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높았다. 때에 따라서 임종룡 현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 문제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전 은행권 검사로 확대해야 한다'는 국회 야당 의원 지적에 반대 의사를 낸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김 위원장은 관련 언급을 피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김 위원장은 특별한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그는 "현재 우리금융지주나 은행의 경영진도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서 아마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면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임 회장 거취에 대해서도 "이 부분은 기본적으로는 우리금융 이사회, 주총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