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만 무성한 尹 정부···한국벤처투자 수장 1년 째 오리무중
누적 9兆, 매년 1兆 추가로 굴리는 영향력 변태섭 vs 박성중 2파전 구도에 관가 촉각 공모로 사장 모집해도 결정은 정치적 이유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속속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고 있지만 정작 수조원대의 자금을 굴리며 정책금융 마중물 역할을 하는 한국벤처투자 사장 인선은 1년 이 넘게 오리무중이다.
5일 중소기업계와 관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을 비롯한 중소기업 옴부즈만 등 공공기관 수장 및 차관급 인선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조주현 전 중기부 차관이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신임 원장 임명됐고 지난달 20일에는 최승재 전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위촉됐다.
반면 한국벤처투자는 지난해 9월 유웅환 사장 퇴임 이후 1년째 수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타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새 임원을 선출한다. 서류, 면접 심사를 거친 후 중소벤처기업부에 후보를 보고하면 장관이 승인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한국벤처투자에서 운용하는 한국모태펀드의 누적 조성재원은 총 8조8968억원에 달한다. 매년 약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함으로써 벤처 생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벤처투자 수장 자리는 정부 고위 공무원뿐 아니라 정치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번에 진행되는 사장 공모에도 변태섭 중기부 기획조정실장과 박성중 전 국민의힘 의원 간의 2파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먼저 중기부에서 약 25년 근무하다 최근 사표를 제출한 변태섭 전 실장은 행정고시 38회로 중소기업 및 벤처 분야 정책통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더해 재선(20·21대) 의원 출신인 박 전 의원이 서류와 면접을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물밑 샅바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최종 후보 발표 역시 또 미뤄지는 분위기다.
윤석열 정부 들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중도 퇴임은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벤처기업의 글로벌화 사업을 맡고 있는 창업진흥원도 지난 2월부터 갑작스레 공석이 된 원장 초빙 공고를 새롭게 냈다. 벤처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 자리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무더기로 비어 있었던 점은 아쉽다"며 "정부가 이제라도 스타트업 지원, 성과를 낼 수 있는 제대로된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