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 더봄] 상대가 나의 바람을 따르게 만드는 말하기 비법은?

[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내가 바라는 것을 다양하게 알아채고 상대가 바라는 것을 다양하게 짐작하기 연결 질문하면 긍정 행동과 연결된다

2024-09-09     고현희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

수업 시간, 교사가 학습 내용을 설명합니다. 학생의 말소리가 들립니다. 옆 친구에게 말을 시키는 학생에게,

“지금 급히 할 말이 있니?”
“아니요···.”

“선생님은 네가 급히 할 말이 있다면 기다려줄 수 있단다. 급한 말이니?”

“아니에요.”
“그럼 쉬는 시간에 말하고, 지금은 수업에 집중해 줄래?”

“네.”

조금 후에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네가 한 번 더 친구와 말하면 자리를 옮기라고 할게. 네가 수업에 집중하도록 돕고 싶어서 그러는 거란다. 어떻게 생각하니?”

“말 안 할게요.”

수업시간에 떠드는 아이를 선생님의 바람대로 조용히 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명령을 멈추고 질문을 해야 합니다.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연결질문 ‘어떻게 생각해’를 해야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교사가 친구에게 말하는 학생의 자리를 옮기라고 할 때의 바람은, '네가 수업에 집중하도록 돕고 싶다'입니다. '내 설명을 너와 이 반의 학생들이 모두 잘 듣게 하고 싶다'일 수도 있습니다. '네가 다른 자리에 가서 집중하는 습관을 만들기를 바란다'일 수도 있습니다. '수업 시간을 효과적으로 써서 진도를 맞추고 싶다'일 수도 있습니다.

학생은 또 말하면 자리를 옮기라고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어떤 바람이 있을까요? '선생님의 원하는 것을 알고 나의 다음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입니다. '더 말하지 않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일 수 있습니다. '말을 멈추어 선생님의 눈길을 더 받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만들고 싶다'일 수도 있습니다.

상황마다 여러 가지 느낌과 여러 가지 바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느낌과 바람들을 찬찬히 찾아보십시오. 생각을 깊이 하게 됩니다. 나를 그리고 관련된 사람을 깊이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교사가 바람을 말한 후 학생에게 ‘어떻게 생각해?’라는 연결 질문을 하면 학생의 두뇌는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생각합니다. 그 생각이 주로 긍정 행동과 연결됩니다. 연결 질문을 들으면서 존중받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하고 긍정의 행동을 하게 되면 전체를 이해하는 힘이 생깁니다. 단지 입을 닫으라는 명령을 들을 때와 확연히 다릅니다. 그래서 명령을 멈추고 질문을 해야 합니다.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연결질문 ‘어떻게 생각해’를 해야 합니다.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만이 아닙니다. 지혜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전체를 볼 수 있으면, 크게 보고 넓게 보고 다르게 보며 전체를 볼 수 있다면 이해의 폭이 달라집니다. 선택이 달라집니다. 나무를 보는 것과 숲을 보는 것은 다릅니다. 나무만, 숲만 보라는 것이 아니고 나무도 보고 숲도 보라는 것입니다.

교사가 바람을 말한 후 학생에게 ‘어떻게 생각해?’라는 연결 질문을 하면 학생의 두뇌는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생각합니다. 그 생각이 주로 긍정 행동과 연결됩니다. 연결 질문을 들으면서 존중받았기 때문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교사는 학생이 지금 친구와 이야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이유가 이해된다면 기다려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쉬는 시간으로 미룰 수 있는 말이라면 멈출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학생이 멈추겠다고 대답은 했으나 멈출 힘이 없다면 자리를 옮겨서라도 말을 멈추고 수업에 집중하도록 돕고 싶다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끝에 연결 질문 ‘어떻게 생각해?’를 한 것입니다.

학생이 말을 멈추고 수업에 집중한다면 교사는 “말 안 한다는 약속을 지켜줘서 고마워. 네가 집중하길 바랐는데 그렇게 된 것으로 보여 기쁘네”라고 하면 됩니다.

학생이 선택한 행동은 선생님의 바람이 실현되도록 한 것입니다. 선생님의 바람이 실현될 행동을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뿌듯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전체의 맥락을 알아챌 때 전체를 보는 눈이 자라는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것을 바라는지 생각해 보실래요? 긍정의 바람을 생각하셨나요? 저는 ‘나를 알아채는 힘’이 쑥쑥 자라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