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더봄] “머리 들고! 어깨 펴고! 배 집어넣고! 항문 조여요!”
[강신영의 쉘위댄스] (58) 댄스인 장수 비결은 코어 근육? 댄스는 코어 근육 강화에 도움
지금 우리나라 댄스 1세대는 나이가 70대에서 80대가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활동하며 건강하다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댄스계 원로들의 안부를 물어보지만, 부고 소식도 거의 없다. 그런대로 장수하는 편이다.
댄스인이 장수하고 건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즐겁게 춤추고 움직이니까 건강하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좀 더 생체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내가 경험한 댄스의 여러 가지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볼 때 댄스를 통해 만들어진 바른 자세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바른 자세는 혈류의 원활한 순환과도 직결된다. 이 바른 자세란 코어 근육, 말 그대로 중심이나 핵심이 되는 근육을 말한다. 흔히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은 울퉁불퉁한 우람한 근육질을 생각하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근육이 코어 근육이다.
체간근(體幹筋)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머리와 몸통의 축을 따라서 분포하는 골격근 그룹이다. 직립보행의 자세와 관련이 있다. 자세 유지에 있어서 골격근 및 골격계의 협응으로 기능상 확장되는 신체활동의 안정성을 일차적으로 지지해 준다.
코어 근육으로는 해부학적으로 횡격막근, 복근 및 복횡근, 골반기저근, 척추의 횡돌기극근, 또는 척주기립근을 얘기하지만 쉽게 얘기하면 허리 근육과 배 근육, 엉덩이 근육을 말한다.
이들이 위치적으로 신체의 세로축 중앙에서 직립을 위한 축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복부 및 허리의 몸통을 가로축 중심에서 내장 기관을 포함한 전후좌우 상하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근육이다.
코어 근육이 약하면 허리가 앞으로 숙여져 몸이 허약하거나 어디 아픈 사람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은 운동을 싫어하고 잘하지도 못한다. 몸이 숙여지면 척추관협착증이나 디스크, 거북목 등 여러 가지 안 좋은 결과를 낳는다.
왈츠에서 두 박자마다 뒤꿈치를 드는 라이징을 종아리근육만 단련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더 나아가 골반과 허리 근육, 그리고 목까지 연결되는 근육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벽에 기대서서 뒤꿈치 드는 운동을 하면 건강에 좋다고 주장하는 건강론자들이 많지만, 그 동작만 반복하면 재미가 없어서 계속해 나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춤을 추면서 자연스럽게 근육이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어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권장하는 운동이 턱걸이 또는 매달리기 운동이다. 역시 그 동작만 몇 번 하다 보면 힘도 들고 재미가 없어 지속적으로 하기 어렵다. 왈츠에서 양팔을 스트레칭해서 옆으로 뻗는 자세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손들고 있는 벌을 서듯이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런 자세를 유지하면서 파트너와 함께 균형을 잃지 않고 춤을 추다 보면 코어 근육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코어 근육은 몸의 중심으로 모든 근육과 연관이 있다. 운동할 때도 어떤 운동이든 간에 몸의 축이 되어 효과를 발휘한다. 허리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지듯이 허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코어 근육이 잘 발달한 사람들에게 가장 돋보이는 것이 밸런스다. 나이가 들면서 낙상사고가 많이 나는 것도 코어 근육의 발달과 연관이 있다. 춤을 추면서 형성된 코어 근육이 댄스인들이 건강하고 장수하는 비결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왈츠 한창 배울 때 “머리 들고! 어깨 펴고! 배 집어넣고! 항문 조여요!” 주문이 바로 코어 근육 단련과 직결되는 것이다. 헬스클럽에서 코어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동작으로 스쾃, 플랭크 등을 권장하지만 지루하고 재미없고 힘들어 지속하기 어렵다. 그러나 춤은 즐겁게 추다 보면 코어 근육은 저절로 강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