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50만 시대 '대출' 포문 연 '저축銀'···기대 반 우려 반
국내 거주 외국인 250만명 제1금융권 분위기와 차이 신용평가‧연체관리 한계점
국내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외국인 대상 대출 상품을 출시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OK·웰컴저축은행 등에서 외국인 대상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KB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국내 거주중인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키위 드림 론(kiwi Dream Loan)’과 ‘하이 오케이 론(Hi-OK)’을 각각 출시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웰컴외국인대출’을 출시했는데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취급액 100억원을 넘겼고 외국인 이용 차주수도 1000명에 달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전체 인구의 4.89%에 해당하는 250만7584명을 기록했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취업자는 사상 처음으로 90만명을 넘어섰다. 15세 이상의 국내 상주 외국인은 143만명으로 전년보다 12만9000명(9.9%) 증가했으며 이 중 취업자는 8만명(9.5%) 늘어 92만3000명이었다.
외국인 수와 외국인 취업자 수 모두 지난 2012년 관련 통계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월평균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외국인 비율은 50.6%를 기록했고 직장 만족도는 62.6%에 달했다. 이에 업계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주요 4대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도 외국인 고객 유입을 위해 다양한 각도로 공을 들이고 있지만 대출에는 보수적인 모습을 띈다. 현재 시중은행에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와 디지털 라운지 등을 운영하고 외국인 통장‧적금‧카드 등 상품을 취급한다.
이들이 그럼에도 대출에 소극적인 이유는 외국인이 내국인에 비해 신용평가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대출 금액도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외국인 출국 등으로 연체가 발생할 경우 현실적으로 채권추심을 통한 대출금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한계점은 저축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지난해 순손실 5000억원을 넘겼고 여신 잔액도 지난해 1월 이후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저축은행들이 올해 4월 이후부터 상품을 취급해서 이제 막 판매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연체율 우려에 대한 답변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면서"저축은행 업권 자체가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서민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연체율 관리 등의 노하우는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과 내국인 고객은 신용평가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부실이 발생했을 때 대출 상품을 취급한 직원이 고객 상환능력 등을 살펴보는 데 있어 부족했다고 하면 책임을 지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