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2500조 우주항공시장···포스코·코오롱·효성 뛰어든 이유
현재 800조 규모서 2035년 2490조로 성장 우주항공·방산 관련 기업들 주가 날개 달아 민간 기업 주도의 신소재 투자에 시장 관심
글로벌 우주·항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주항공 분야는 한국 기업들의 새 먹거리가 됐다. 포스코·코오롱·효성 등 방산기업들은 최근 이 분야 신소재 투자에 주력하며 경쟁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29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현재 약 800조원 규모의 우주항공산업이 2035년 249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명시돼있다. 이후 10년 뒤에는 3배로 커지고 또 이후 10년 후엔 2~3배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우주항공, 방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대장주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들어 121% 급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지난해 말 1억원 정도 투자했다면 현재 2억2100만원으로 주식 잔고가 불어난 것이다. 현대로템(5조8828억원) 투자자도 2배 이상, LIG넥스원(4조1558억원) 투자자도 45%가량의 수익률을 맛보고 있다.
국내 유일 항공기 체계종합 및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KAI)는 11%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증권가의 관심은 상당하다. 최근 목표주가를 상향한 곳이 10여 곳이 넘는데, NH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목표주가인 8만원을 제시했다.
국내 기업들은 우주·항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항공우주 기체에 사용되는 각종 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항공우주 소재는 극한의 환경을 견디면서 무게가 가벼워야 하는데 생산 진입 장벽이 높아 부가가치가 큰 분야로 꼽힌다.
항공우주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국내에서 제작되는 전투기나 우주 발사체 등에 사용되는 각종 소재는 여전히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관련 소재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 향후 국산화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POSCO홀딩스)은 최근 그룹의 미래 경영 계획을 발표하면서 항공, 우주 등 미래 사업에 적용될 첨단소재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는 철강과 2차전지 소재 등 두 축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신소재 사업을 키워 2030년에 해당 부문에서 5조원 규모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다.
코오롱도 최근 항공우주 소재 분야 경쟁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룹 내 복합소재사업을 결집한 ‘코오롱스페이스웍스’를 최근 출범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항공·방산 분야 복합소재사업을 영위하던 코오롱데크컴퍼지트를 중심으로 코오롱글로텍, 코오롱ENP 등 그룹 계열사의 소재 부문을 한곳으로 모았다.
앞서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지난해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한 국내 최초의 민간 시험발사체 ‘한빛-TLV’에 복합재 연소관 체임버와 복합재 노즐 조립체, 노즈콘 페어링, 가압 탱크 등 주요 부품을 다수 공급했다. 코오롱그룹은 계열사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코오롱글로텍을 통해 한빛-TLV의 제작사 이노스페이스에도 총 108억원을 투자했다.
세아그룹은 최근 2130억원을 투입해 미국에 특수합금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6년 준공해 연간 6000톤(t) 규모의 특수합금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수합금은 니켈, 타이타늄, 코발트 등 합금과 철이 배합돼 급격한 온도 변화 및 지속적인 고온 노출 환경에서도 일정한 기계적 성질을 유지하는 소재다. 현재는 발전소 등에 주로 사용되나 향후 로켓, 전투기 등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수요가 커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1조원을 투자해 연간 1만1500t 수준인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2028년 2만4000t까지 늘릴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4분의 1 수준이나, 강도는 10배에 달하는 물질이다. 탄성도 7배 이상 높아 항공기 동체·부품, 인공위성을 비롯한 우주발사체 등 우주항공·방위 산업에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우주·항공용 탄소섬유 수요 비중은 2021년 15%에서 2035년 37%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이 우주항공 소재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Verif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우주 소재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2억달러(약 61조원)에서 2030년 643억달러(약 89조원)로 연평균 5.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항공우주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이전 전장체계로는 천문학적 전쟁 비용과 주변국의 위협 강화로 인해 더 이상 지속 가능하고 압도적인 능력의 우위를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기존 주력사업과 함께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미래 항공 모빌리티, 뉴스페이스 등 항공우주 시장 선점을 위한 신성장동력 R&D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