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표 '격차 해소' 비전 꿈틀···與 취약 중도·수도권·청년 잡을까

국힘 외연 확장 정책 "어려운 사람에 지원" 이재명과 맞대결 주목

2024-08-21     이상무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형법 제98조 개정 입법토론회'에 참석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사회적 격차 해소를 위한 '격차해소특별위원회(가칭)'를 신설하고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대표 취임 이후 당을 선거에서 이기는 조직으로 이끌기 위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 정책 비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6선 조경태 의원을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조 의원은 전날 한 대표의 제안을 듣고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격차해소특위는 한 대표가 역점을 두고 있는 교육·문화·지역·소득 등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내 특별 기구다. 한 대표는 19일 “파이를 키우는 지속 가능한 성장뿐 아니라 어려운 현실 속에 있는 사람에 대한 지원, 구조적인 이유로 생긴 다양한 격차를 줄이는 노력 역시 똑같은 비중으로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생계급여 가구 확대 및 취약계층에 대한 전기료 감면 추진 등으로 민생에 관심을 표했다. 나아가 소상공인이나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을 이전보다 더 두텁게 하는 등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식에 중점을 두는 게 거시적 구상이다.

격차 해소는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에서도 △저출생 △의료 △교통·주거 등 경제·사회·문화 공약을 통해 풀어낸 바 있다. 다만 총선 참패로 인해 국민이 납득하는 데에 못 미쳤다. 한 대표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는 전략을 세운만큼 격차해소도 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최근 건국절 논란이 있던 기간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1%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42.2%)에 크게 뒤졌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6.8%포인트 폭락한 수치다. (리얼미터 주관·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4·16일 1005명 대상 자동응답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격차해소특위는 당 외연 확장 전략과 맞물려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안 나왔지만 일률적인 현금 살포 정책과 차별화한 지속가능하고 균형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힌다. 향후 대표 임기 2년간 당 지지율을 회복하는 것이 본인 정치적 생명과도 깊게 연관된 셈이다. 한 대표는 격차 해소라는 비전을 무기로 정치적 맞수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기본 사회' 비전과 대결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이 대표와 회담을 앞두고 TV 생중계 방식을 제안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한 대표가 정치 입문 시기 '동료 시민'이라는 단어를 띄웠는데 여론의 반응이 미적지근한 전례가 있다. 격차 해소가 기존과 다를 바 없는 양극화 대응 정책을 재탕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면 브랜딩 전략이 또 실패할 우려가 나온다.

한국 사회는 고용 양극화도 지속 중인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고령층 고용은 호조를 보였으나 청년층 20대와 '경제 허리' 40대의 취업자 수 감소가 이어졌다.

올해 1분기 20대 이하와 40대의 임금근로 일자리 수는 각각 10만2000개, 3만2000개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60대 이상에서 26만3000개가 늘어나 세대별 격차가 뚜렷했다. 50대(+12만8000개)와 30대(+5만7000개)에서도 늘었으나 증가폭은 60대 이상에 한참 못 미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보수 가치를 표방하면서도 경제적으로 따뜻한 감성으로 공동체를 아우를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취약한 부분을 진단했으니 실질적으로 국민 마음에 와닿도록 정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