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의 777 약속···"목표 달성 빠르게 현실화 중"

올해 상반기 매출 8%·영업익 6% 성장 구독개념 기반 유니콘 사업 속속 등장 구독 매출 1조8000억···웹OS 1조원 플랫폼&B2B로 전환 신사업 투자 지속

2024-08-21     이상헌 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7월 1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미래비전 및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매출액 8%, 영업이익 6% 성장하며 조주완 최고경영자(CEO)의 7·7·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약속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조주완 CEO는 이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외 기관투자자·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한 '인베스터 포럼'을 열어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소개했다.

조 CEO는 이 자리에서 "지난 1년여간 다양한 영역에서 구조적 변화와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강한 자신감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일관성 있고 강력한 전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는 벤처를 유니콘 기업으로 부르는 것에서 착안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내는 모델을 '유니콘 사업'으로 부르고 있다.

조 CEO는 "가전구독의 경우 이미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 사업' 위상을 확보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른 유니콘 사업 등극이 기대되는 시드(Seed) 사업군들도 본격적인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포럼은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 시장과 소통하여 보다 투명하게 알리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창태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이삼수 CSO(최고전략책임자, 부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HVAC(냉난방공조), 웹OS(webOS) 콘텐츠/서비스, 구독 등 주요 사업 육성을 책임지는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LG전자의 2030 미래비전은 가전을 넘어 홈, 커머셜,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 고객의 삶이 있는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7·7·7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이다.

이날 LG전자는 행사 서두에서 2030 미래비전의 재무적 목표의 중간 진척상황을 공유했다. 올 상반기 경영실적(LG이노텍 제외)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8%, 영업이익률은 6%, EV/EBITDA 멀티플은 4배 수준이다. LG전자는 △기존 사업의 성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기업간거래(B2B)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의 전략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혁신을 추진 중이다.

가전, TV 등 성숙단계에 접어든 주력사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일회성 판매를 넘어선 구독 개념을 접목한다는 것. 예를 들어  D2C(소비자직접판매) 확대로 고객 선택 폭을 넓히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조 CEO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주력사업의 꾸준한 성장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가전시장의 두 자릿수 이상 역성장에도 가전구독 등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늘어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도 제품/가격 커버리지 및 D2C 확대에 힘입어 최근 3년간 가전매출이 전체 시장 대비 1.5배 이상 빠르게 성장했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억 대 제품을 일종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며 콘텐츠, 광고, 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TV 사업의 지향점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하고 웹0S 광고/콘텐츠 사업을 가속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이후 웹OS 플랫폼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 연평균성장률은 64%에 이른다.

B2B 가속화의 경우 디지털화, 전기화 등 시장 변곡점과 연계해 자동차부품,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팩토리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 비중을 45%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비중은 올 상반기 35%까지 올라갔다. 스마트팩토리 사업 수주액은 2500억원 이상 달성이 예상된다.

전장 사업은 수주잔고 100조원 이상을 확보했다. 디지털 콕핏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으며 사업 확장을 위한 글로벌 생산지 투자도 활발하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인버터, 히트펌프 등 기술력을 앞세워 고효율, 친환경 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최근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에 칠러 등 냉각시스템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고속 성장을 추진해 나간다.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모수에 해당하는 제품이 많을수록 사업 규모가 커진다. LG전자가 지난 10여 년간 판매한 스마트 TV는 2억2000만 대에 이른다. LG전자는 자체 OS가 없는 외부 업체에도 웹OS를 판매하는데, LG전자를 제외한 타 브랜드가 판매한 웹OS TV는 1천만 대를 넘어섰다. 웹OS 탑재 기기는 TV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가전 등으로 확장해 나간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서는 글로벌 유력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LG전자는 웹OS로 고객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광고, 서비스 등의 수익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29개국에 3800개 이상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는 광고기반 무료 스트리밍 'LG채널'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향후 성장성이 큰 게임이나 고객 취향 기반 맞춤형 쇼핑, 건당 개별 결제 콘텐츠인 T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 등으로 서비스를 다변화해 나간다.

조 CEO는 미래성장의 기반이 될 유망 신사업 영역 투자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업용 로봇은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SDR: Software Defined Robotics) 역량 확보, 전기차 충전사업은 글로벌 유력 파트너와 협업해 사업기회 확보에 매진한다. 그는 "높은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변화를 통해 LG전자가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