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사거리 우회전 사고···"안전 위한 새로운 해법 필요할 때"
[김필수의 Car톡] 우회전 전용 신호등 필요성과 늦은 도입의 아쉬움 낮은 운전면허 기준이 초래하는 교통안전 문제 교통섬과 우회전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 제안
최근 사거리에서 발생하는 우회전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법규에 따라 사거리 우회전 시에도 직진 신호가 녹색일 때 일시 정지 후 주변을 살펴야 한다는 의무가 강조되고 있다.
필자는 수년 전부터 여러 칼럼과 방송을 통해 사거리 우회전 시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설치하여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를 보호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중 하나라고 언급해 왔다. 최근에서야 경찰청이 이 시설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는 아쉬움이 크다.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뒤늦게 조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우회전 전용 신호등은 운전자 입장에서는 주변 상황을 신경 쓰지 않고, 우회전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면 우회전하면 되므로 직진하는 차량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무리하게 우회전할 필요도 없다. 보행자의 입장에서도 보행자 신호등을 보고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
우회전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경우 대부분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발생했다. 물론 모든 사거리에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필요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최근 우회전 규정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운전자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규정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하여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운전면허 취득 과정이 13시간 만에 이루어질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회전 방법에 대한 논의는 전체 문제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렇게 낮은 수준의 면허 시험으로는 제대로 된 운전 실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과거 MB 정부 시절에 운전면허 취득 시간을 50여 시간에서 11시간으로 줄인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
호주나 독일처럼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수년이 걸리거나, 일본이나 중국처럼 60시간의 교육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당장 우회전에 대한 고민은 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교통섬의 문제다. 교통섬은 우회전 차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설치된 보행자 섬으로, 서로 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도로 폭이 넓은 큰 사거리의 경우 중간에 교통섬을 설치해 보행자가 한 번에 건너는 대신 중간에 머물러 신호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하고, 운전자도 신호에 밀려있는 차량을 우회전으로 회피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사례다.
그러나 문제는 우회전 차량이 너무 빠르게 진행할 경우 교통섬으로 이동하려는 보행자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다. 특히 자전거를 탄 보행자의 경우 빠른 속도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또한 차고가 높고 사각지대가 많은 버스나 트럭의 경우 이러한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사거리 상황에 맞게 설치하거나 교통섬으로 이어지는 횡단보도를 우회전 위치에서 몇 미터 뒤로 물려 설치해 우회전 차량이 미리 보행자를 인식할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필요하다면 우회전 시 교통섬으로 이동하는 횡단보도 앞에 차량 정지선을 설치해 운전자가 미리 상황을 인지하고 조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지금의 교통섬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동시에 우회전할 때의 보행자 보호는 역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의 장점을 융합하여 최적의 보행자 보호와 더불어 운전자도 안심하고 운행할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선진 한국형 모델이 정립하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