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백일장] 치매 환자 케어의 어려움과 보호자의 오해

제2회 해미백일장 김명순 님 출품작

2024-08-15     최영은 기자
요양원에서 어르신들과 어느 날 /김명숙

제가 요양 보호사란 직업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처음 요앙 보호사란 직업을 시작할 때는 이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습니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후회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나이에 또 어디 다른데 가서 일하나 하며 마음을 다잡기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일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시설은 어르신들이 80여명 계시는 곳으로 어르신들의 성향과 성격이 한 분 한 분 다 틀려서 매일매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게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치매란 참 이상한 병이라 어느 분은 낮에는 얌전히 계시다가 저녁때만 되면 짐을 하나하나 싸서는 문 앞에 앉아서 집에 가셔야 한다고 소리 지르시는 분, 아침부터 커피 타 달라 하셔서 한두 잔 타드려도 내가 언제 커피를 마셨냐고 소리 지르시며 하루 종일 커피 타달라고 조르시는 분, 잠시도 한자리에 앉아 계시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시는 분···. 한 분 한 분 각기 다 달라서 이러한 분들 모시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제일 힘든 일은 보호자들의 생각 없는 말과 행동들로 상처받는 것입니다. 어떤 보호자는 면회를 오셔서 부모님 몸을 샅샅이 뒤져가며 멍이 든 곳이 없나 아니면 조그만 상처가 없나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조그만 상처라도 발견하면 원장 나와라 하며 큰소리로 짜증 부리며 소리치는 모습을 볼 때가 제일 힘듭니다.

조금 긁힌 상처에 발끈하려면 ‘왜 부모님을 여기에 맡기셨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르신들께 소홀해서 생기는 상처는 핀잔을 들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손톱만큼의 상처에 큰소리치며 화내는 보호자는 정말 힘듭니다. 그리고 치매에 대한 지식을 정부에서 요양 보호사에게만 강요할 게 아니라 보호자들도 교육을 받았으면 합니다.

보호자들은 부모님께서 요양원에 입소할 때랑 항상 같다고 생각하시는 경향들이 있는데 매일 매일 어르신들의 생활은 그때그때 다른데 그걸 모르시는 보호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5년간 요양 보호사 일을 하며 느낀 점도 많고 많이 배우고 하였어도 이 일은 배워도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어르신들과 생활해야 하는 저를 많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