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3세 美법인 입사부터 영문명 변경까지"···오뚜기, 미국 시장 공략 속도

기존 'OTTOGI'서 'OTOKI'로 교체 오뚜기 해외 매출 비중 9.6% 사돈·사위·딸 함연지까지 해외사업 총출동

2024-08-09     류빈 기자
변경된 오뚜기 영문 표기 이미지 /오뚜기

오뚜기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한 데 이어 해외 소비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영문 표기로 변경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오뚜기는 기존 사용하던 영문 표기 'OTTOGI'에서 새로운 영문 표기 'OTOKI'로 변경을 추진하고, 상표권을 출원한다고 9일 밝혔다.

오뚜기는 영문 표기와 심볼마크 디자인 변경도 함께 추진한다. 그간 기존 영문 표기 철자가 다양하게 발음되는 등 발음상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번 리뉴얼로 오뚜기를 보다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심플한 심볼마크로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새롭게 변경을 추진하는 영문 표기는 국내 및 해외 주요 수출국에서 출원이 진행되며, 수출용 제품 패키지 내 신규 영문 심볼마크를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오뚜기는 해외 소비자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로고 디자인에도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을 더했다. 오뚜기를 한 눈에 인식할 수 있도록 로고 내 OTOKI 영문명을 삽입하고, 심볼마크 가운데 캐릭터 형상을 따라 그려진 선을 제외해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간소화했다. 미소짓는 어린이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윙크하는 밝은 표정을 더욱 극대화했으며, 맛있는 음식을 신나게 먹는 어린이 모습도 더욱 간결하게 표현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11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인 함연지씨의 시아버지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시키며 수출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인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함연지 씨도 올해 초 '한식 세계화에 대한 소명이 생겼다'며 미국 현지로 거처를 옮겼다. 함연지 씨는 지난 5월 오뚜기 미국법인인 오뚜기아메리카에 입사해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오뚜기아메리카에서 인턴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씨의 남편인 김재우 씨도 오뚜기아메리카에서 근무하고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딸이자 뮤지컬 배우를 한 함연지씨가 4년간 운영해왔던 유튜브 채널 운영을 중단한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왼쪽부터) 함연지 씨 남편이자 김경호 부사장의 아들인 김재우 씨와 함연지 씨 /햄연지 유튜브 캡처

오뚜기가 이처럼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경쟁사에 비해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9.6%로 삼양식품(67%)·농심(37%)과 비교해 낮다. 현재 오뚜기는 중국·미국 매출액이 가장 높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에서도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제조 미국법인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미국 현지의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현재 수출 물량 90%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하며, 오뚜기의 미국 시장 주력 제품은 진라면으로 한인 마트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오뚜기는 대표 제품인 '진라면' 외에도 해외 전용 라면을 출시해 선보이고 있다. 2022년 4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한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매운맛'은 국내에서 단종된 이후 수출 전용으로 전환해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출 전용으로 판매하는 보들보들 시리즈를 맛보기 위해 해외에서 제품을 구매해오거나 역직구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달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매운맛’ 국내 출시를 결정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기존 영문 발음에 대한 혼선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리뉴얼을 추진했으며, 해외 소비자에게 오뚜기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 현대적인 심볼마크로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한다"며 "지난해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리뉴얼을 계기로 해외 소비자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