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이냐 점유율 확대냐"···배달의민족 딜레마

배달의민족 수익성 개선 돌입 여론 악화되자 고객 이탈 가시화 요기요·쿠팡이츠 혜택 확대 나서

2024-08-02     류빈 기자
서울 시내 배달 오토바이 모습 /연합뉴스

치열한 시장점유율 전쟁을 펼치고 있는 배달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으로 노선을 선회할지 점유율 확대를 위해 또 출혈 경쟁에 나설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업계 선두인 배달의민족은 수익성 개선으로 선회하려 하자 여론이 악화되면서 다시 프로모션 확대를 통해 이용자 이탈 방지에 나선 모양새다. 반면 쿠팡이츠에 2위 자리를 내준 요기요는 배달 중개 수수료를 업계 최저치로 낮추는 파격 행보를 보이고, 쿠팡이츠도 무료배달 프로모션 확대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등 프로모션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은 유료 구독 프로그램인 배민클럽을 체험기간 동안 무료배달 서비스로 선보여 왔던 가운데, 다음 달 20일 정식 오픈과 함께 유료화할 예정이다. 

또한 배민은 입점한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개 수수료 인상안을 발표해 기존 6.8%였던 수수료율을 9.8%로 3%p 인상하기로 했다. 그동안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9.8%인 것과 비교해 낮았던 수수료율을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배민클럽 유료화와 함께 중개 수수료 인상안 발표에 소비자와 업주들 사이에선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기 시작했다. 고객 이탈도 현실화되고 있다.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주차 배민 애플리케이션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1457만4658명으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3.6%(54만4282명)감소한 수치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셈이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다시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31일 가게배달을 이용하는 식당도 배민클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힌다고 발표하며 업주 이탈 방지 나섰다. 기존 배민클럽 무료배달 주문은 자체배달 서비스인 ‘배민배달(배민1플러스)’ 가입 식당만 받을 수 있었으나 이를 별도 배달원을 고용해 음식 배달하는 가게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점주들이 배민클럽을 경험하도록 주문 건당 2000원의 배달비를 최대 4개월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배민은 지난 9일부터 내달 20일까지 배민클럽 사전 가입을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년의 배민클럽 무료 이용권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배민클럽의 구독비는 프로모션 가격 기준 월 1990원이다. 

배달의민족 '배민클럽' 유료화·중개 수수료 인상
지난달 2주차 배민앱 이용자 수 올해 최저치 기록
요기요·쿠팡이츠, 수수료↓혜택↑ '점유율 빼앗기'


경쟁사들은 혜택 강화를 통해 배민에서 이탈하는 이용자를 유인하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 1일 배달 중개 수수료를 기존 12.5%에서 9.7%로 2.8%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요기요는 별도의 광고비 없이 발생한 매출에 대한 수수료만을 부과하고 있다는 이유로 업계 최고 수준인 12.5%의 수수료율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를 깨고 2.8%p 내리면서 업계 최저 수수료율로 업주 부담을 낮췄다. 

또한 네이버와 손잡고 멤버십 할인에도 나섰다. 요기요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해 신규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최대 5% 적립 혜택에 더해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요기요는 가입자와 입점 업체를 공격적으로 늘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실적으로 보면 배민은 지난해 7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2년 연속 흑자를 냈지만, 요기요는 2022년 1116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고 지난해에는 655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요기요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무리한 투자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요기요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과의 격차 줄이기를 위해 공격적 출혈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쿠팡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에 한해 배달 서비스를 무제한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료 회원 약 1400만명을 보유한 쿠팡을 바탕으로 적자를 보더라도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쿠팡이츠의 지난 6월 MAU는 733만1248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369만2315명) 대비 98.5% 증가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6월 2213만2089명으로 전년 동기(2152만7994명) 대비 2.8% 증가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일각에선 플랫폼 산업 특성상 점유율 확보가 최우선이 돼야 하기 때문에 각 사가 출혈 경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결국엔 생존을 위해선 수익성 개선을 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국내 배달 플랫폼 기업들은 수익성 개선과 점유율 확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주요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