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욱 손 떠난 삼부토건 소환해 尹 탄핵 특검 기름 붓는 야당

주인 바뀐 삼부 주가조작 연관성 낮아 권성동, 김규현-장경태 묶으려다 실패

2024-07-30     이상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8월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관련자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관련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야간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야당은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삼부'가 삼부토건을 말한 것으로 해석한다. 삼부토건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중매자로 알려진 조남욱 전 회장이 오너였다. 야당은 이를 근거로 조남욱-이종호-김건희로 이어지는 의혹 시나리오를 제기하고 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5월 14일 이종호 전 대표가 '삼부'를 언급한 이후 삼부토건 주가가 상승한 데 대해서 의구심을 표했다. 실제 그해 5월 22일 삼부토건 주요 임직원이 폴란드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튿날 주가는 전장 대비 가격제한폭(29.95%)까지 올랐다.

그러나 30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삼부토건의 최대주주는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11.49%의 지분을 보유 중인 화장품업체 (주)디와이디다. 여기에 100억원어치의 전환사채를 보유한 상상인증권도 잠재적인 최대주주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중매자로 알려진 조남욱 전 회장과는 거리가 먼 회사란 얘기다.

과거 조남욱 회장 일가가 23%의 지분율을 가졌던 삼부토건은 대주단 자율협약을 받던 중 2015년 8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2017년 828억원에 중국계 자본인 디에스티로봇(현 휴림로봇) 컨소시엄에 팔렸다. 이어 2022년 3월 최대주주 휴림로봇(10.48%), 3대 주주인 아레나 글로벌(3.03%) 등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25%가 매물로 나왔고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이 디와이디를 통해 인수했다.

지난 2017년 조 회장의 손을 떠난 삼부토건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 관계자이면서도 멋쟁해병 단톡방 멤버인 이종호 전 대표 입에서 언급되면서 채 해병 사건의 중심으로 다시 소환됐다.

그러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과 결혼(2012년 3월 11일) 전 김건희 여사가 연루돼 야당이 이미 특검까지 추진 중인 사건이다. 더욱이 이종호 전 대표가 단톡방에서 삼부토건을 언급했을 당시 주인은 이미 조 전 회장에서 다른 회사로 바뀐 뒤였다.

그럼에도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한국거래소가 25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심 사건에 대한 이상거래 심리 절차에 돌입한 것을 계기로 공세를 펴고 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규현 변호사와 자신의 '제보 공작'을 제기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친 한동훈계 장동혁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사기탄핵 공작 진상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동시에 멋쟁해병 단톡방 멤버 중 하나인 김규현 변호사를 겨냥한 메신저 때리기에 몰입하는 모습이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변호인인 김규현 변호사는 지난달 25일 한 언론에 멋쟁해병 대화방 캡처 화면을 제공하며 이종호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 등과 골프모임을 추진했다는 내용을 공개한 당사자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신고자가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입을 우려가 명백한 경우 신변보호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변보호조치를 신청한 가운데 권성동 의원은 장경태 민주당 의원과 김 변호사 간의 유착설을 제기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해 김규현 변호사와 장경태 의원이 기획해 합작한 작품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서로 통화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장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공수처가 입수한 녹취록은 이종호 측과 (제가) 통화한 내역"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 역시 "모 의원실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종호와 임성근이 만났다'는 제보를 받고 단톡방 원본을 줄 수 있는지 요청이 왔으나 어차피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기 때문에 거절했다. 이후 해당 제보자가 누군지 물어보려고 의원에게 전화를 몇 차례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별도의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