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가도용' 연임 몰표에···전대 흥행 부진 부작용
지역 경선서 李 90% 득표 "다양성과 역동성 사라져" 민주당 지지율 27% 박스권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경쟁 구도는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워낙 강한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 지역 경선은 2주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총 15회의 지역 경선 중 9차례 경선(제주, 인천, 강원, 대구·경북, 울산, 부산, 경남, 충남, 충북)이 치러졌는데, 이재명 후보는 90.41%대의 누적 득표율을 보이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반면 2위인 김두관 후보는 충북에서 9.60%, 충남에서는 9.29%를 득표했다. 누적득표율은 8.36%로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김지수 후보는 이날까지 누적득표율 1.23%를 기록하고 있다.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은 △정봉주(19.03%) △김민석(17.16%) △김병주(14.31%) △전현희(13.20%) △이언주(12.15%) △한준호(12.06%) △강선우(6.10%) △민형배(5.99%) 순이다. 본경선 결과는 대의원 14%와 권리당원 56%, 국민 여론조사(민주당 지지자와 무당층 대상) 30%를 합산해 결정한다.
이 대표를 견제하는 세력이 이번 전당대회에 맥을 못 추고 있어 흥행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까지 권리당원의 투표 참여율은 31.49%로 저조한 상태다. 특히 한 달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권 후보급들이 모두 나와 드라마틱하게 경쟁을 벌인 것과 대조적으로 보이는 실정이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당대회 투표율이 저조한 것에 대해 "당내 여러 사람들과 통화해 보면 굉장히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가슴 아픈 이야기"라며 "우리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사라진 게 사실이고 그래서 투표율이 낮은 게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첫 지역순회 경선이 끝난 뒤 유튜브 방송에 김민석 후보를 초대해 “그런데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 난 좀 이해가 안 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본격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김 후보가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고 실제로 부울경, 충남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최고위원조차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마음)을 등에 업은 후보가 강성 지지층의 지원사격을 받으면서 전대 이후 '이재명 일극체제'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가 연임하면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목표로 체제를 정비하는 수순이 깔린다. 윤석열 정부 레임덕과 맞물리는 정권 심판론을 통해 선거에서 이기면 2027년 대권 가도 역시 힘을 받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에 다양성이 부족한 점은 전체 유권자 대상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3주 연속 35%를, 민주당은 2주 연속 27%를 기록했다. 양당의 격차가 2주 연속 8%p가 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는 이 대표가 연임을 통해 제1야당 대표직에 있는 이점을 활용하려한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예전에 3김 시절 총재 시대가 아니라 당 대표 체제로 바뀐 20여년 동안 여야를 막론하고 연임한 적은 없다"며 "오로지 자기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수단으로서 당 대표까지도 악용하려는 모습이고 이재명에 아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판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2.0%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